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시행 첫날인 1일 번호이동 규모가 전주의 3분의 1 수준으로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휴대전화 지원금(보조금)이 예상보다 적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일괄적으로 지원금이 줄면서 단통법을 비난하는 소비자들의 목소리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문화일보 10월 1일자 18면 참조)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1일 이동통신 3사 간 번호이동 건수는 4524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단통법 시행 직전인 9월 22∼26일 일평균 번호이동건수 1만6178건의 3분의 1 수준이다. 또한 정부가 시장 과열 기준으로 삼는 2만4000건의 5분의 1에 불과하다.

업체별로는 SK텔레콤이 901건 순증했으나 KT와 LG유플러스가 각각 673건, 228건 순감했다. 업계에서는 지원금 혜택이 예상보다 적다는 얘기가 나오면서 소비자들이 가입을 보류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실제 이통 3사가 전날 오전 홈페이지 등에 게시한 지원금을 보면 갤럭시노트4 등 최신 인기 단말에 대한 지원금은 고가의 요금제를 써도 8만∼11만 원에 불과했다.

이는 최근 온라인 등을 중심으로 단통법에 대한 불만이 쏟아져나오는 이유기도 하다. 과거에는 최신 기종이라도 소비자들이 발품을 팔아 그 이상의 보조금을 지원받는 경우가 종종 있어 왔기 때문이다. 더욱이 전날 지원금이 공시된 휴대전화 중 고가요금제를 사용하더라도 최대 보조금(30만 원)을 받을 수 있는 기종은 거의 없었다.

또 지원금 규모가 투명해져 단말기 구매자가 약정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중도해지하면 기존 약정할인금 반환을 하는 것에 더해 지원금까지 반환해야 하는 점도 소비자들의 부담을 높이는 요인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단통법이 이통사들에만 유리한 법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면서 “더이상 예전과 같은 보조금이 없다는 사실이 확인될 때까지는 시장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임정환 기자 yom7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