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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후배 가수가 호흡을 맞춘 컬래버레이션(collaboration)이 가요계의 신(新)트렌드로 자리매김했다.

5년 만에 정규 앨범 9집 ‘콰이어트 나이트’로 컴백하는 가수 서태지(왼쪽 사진)는 후배 가수 아이유(오른쪽)와 손을 잡았다. 아이유는 서태지가 만든 신곡인 ‘소격동’을 부른다. 서태지컴퍼니는 30일 “‘여자의 입장과 남자의 입장에서 바라본 80년대 소격동에서 일어난 슬프고 아름다운 이야기’를 테마로, 두 개의 노래와 두 개의 뮤직비디오를 통해 두 가지 비밀 이야기를 퍼즐처럼 풀어 나가는 새로운 형식의 컬래버레이션을 기획하며 서태지가 최고의 가창력을 가진 후배 여자 가수로 평가하던 아이유에게 작업 참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서태지가 자작곡을 다른 가수가 부르도록 한 건 22년 만이다. 이는 서태지가 신곡을 준비하며 가요계의 새로운 주류로 자리 잡은 컬래버레이션 열풍에 동참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미 최백호, 김창완, 양희은, 성시경 등 내로라하는 선배 가수들과 함께한 컬래버레이션 곡을 선보이며 호평을 받았던 아이유는 서태지에게도 가장 매력적인 카드였던 셈이다.

아이유와 서태지가 각각 부른 ‘소격동’은 10월 2일과 10일 연이어 공개된다. 아이유 측은 “아이유는 음악적으로도 존경하는 대선배의 앨범에 참여하게 돼 영광으로 생각하고 ‘소격동’이 본인에게도 뜻깊은 곡이 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현재 엠넷, 멜론, 벅스뮤직 등 주요 음원 차트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틈’은 걸그룹 씨스타의 멤버 소유와 그룹 어반자카파의 멤버 권순일, 박용인이 합작한 노래다. 지난 26일 발표된 ‘틈’은 공개 닷새째에도 대부분 음원 사이트에서 정상을 지키고 있다.

소유는 이미 컬래버레이션 시장에서 흥행보증수표로 손꼽히고 있다. 그가 가수 정기고와 함께 부른 ‘썸’은 지난 2월 발표된 후 현재까지 음원 차트 10위권에 머물 정도로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았다.

컬래버레이션은 오랜만에 대중 곁으로 돌아오는 가수들의 연착륙 장치로도 활용되고 있다. ‘잃어버린 우산’으로 유명한 우순실은 26일 ‘썸데이’ ‘사랑을 몰랐죠’ 등 드라마 OST로 유명한 실력파 후배 가수 김동희가 피처링으로 참여한 신곡 ‘라이브 컨티뉴’를 선보였다. 이에 앞서 이광조는 홍대 언더그라운드 가수로 각광받고 있는 요조와 함께 부른 신곡 ‘생활의 발견’을 발표했다.

컬래버레이션은 유명 가수들의 만남만으로도 화제를 모으며 좋은 홍보수단이 된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선배 가수 입장에서는 젊은층에 인지도가 높은 후배 가수와 협업을 통해 신선한 이미지를 만든다는 장점이 있고, 후배 가수들은 실력 있는 선배 가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는 것만으로도 음악성을 제고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고 말했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