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 권리금 법제화는 임차인 보호 효과보다는 개업 금융비용 증가로 신규창업자 시장 진입을 더 어렵게 할 것입니다.”

정부가 24일 발표한 자영업자 대책과 관련, 창업·부동산 업계에서는 세금 부담과 개업비용 증가 등을 우려했다. 임대차 시장 투명화, 영세 임차인 보호, 소득 있는 곳 과세 원칙에는 맞지만 권리금 법제화에 따른 과세는 결국 임차인에게 고스란히 더해져 자영업 개업 비용이 예상보다 훨씬 많이 들어갈 것이라는 주장이다.

또 이번 대책에는 건물주(점포 임대인)가 변동돼도 임차인이 원할 경우 일정기간 내보낼 수 없도록 규정, 매매거래 위축을 불러올 전망이다. 또 권리금 법제화에 따라 임대인이 임차인을 선택하지 못하는 상황도 발생할 가능성이 커 임대인이 권리금을 인정하기까지도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건물주가 권리금을 인정할 경우 임차인과 갈등으로 점포 운영에 제약을 받는 등 재산권을 침해 받을수도 있기 때문이다.

권강수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대표는 “영세 임차인 보호 측면에서는 긍정적이지만 부작용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며 “권리금 외 또 다른 웃돈 요구, 점포주보다 임차인이 권리금을 좌지우지하는 행위, 임차인의 권리금 사적 경매 등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서울 강서구 방화동 방신시장 인근에서 최근 개업한 양모(여·49) 씨는 “권리금 법제화는 임차인 보호를 위한 필수요건이긴 하지만 실제 건물주들이 권리금을 인정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권리금을 인정했다가 나중에 자기 건물에서 자영업을 할 경우 건물주와 임차인이 권리금을 두고 분쟁을 벌일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에 따라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개정 시 건물주가 권리금을 인정할 수 있도록 임차인의 권리금 권한 및 제한 사항을 명확하게 법률에 명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 국책연구원 관계자는 “임대인을 제치고 임차인이 새 임차인을 선택하는 등 악용될 가능성도 있다”며 “임차인의 권리금에 대한 권한과 역할을 명확하게 규정해야 분쟁이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순환 기자 s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