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은 문희상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장이 제1 과제로 세월호특별법 처리를 들며 적극성을 띠는 것과 달리 ‘2차 합의안’ 고수라는 거리 두기를 하고 있다. 특히 문 위원장의 카운터파트너로 주목받고 있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원내대표에게 협상의 전권을 일임한다’는 방침을 유지하고 있어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러나 당 일각에서는 여당 몫 특별검사 추천위원회 구성안 추가 양보 등 ‘2차 합의안+α’를 내놓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현재 여야 내부에서 야당이 조사위원회의 수사권·기소권 부여 카드를 접는 대신 여당은 특별검사 추천위 여당 몫 위원 선택 카드에서 좀 더 양보하는 식으로 재협상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새누리당 지도부는 기존 입장 불변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당분간 돌파구를 마련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 대표는 2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감기 몸살을 이유로 참석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정치권 내에선 김 대표가 세월호 협상에 적극 나서라는 여론에 부담을 느끼고 공개 행보를 자제하는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실제 김 대표는 문 위원장이 이날 중 만나 세월호특별법 협상에 나서자는 식으로 여론전을 펼치는 데 대해 당혹스러워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주말 김 대표와 소통한 바 있는 한 인사는 “김 대표가 ‘문 위원장의 협상 제안이 좀 뜬금없다’는 식으로 반응하더라”고 전했다.

여권의 한 핵심 관계자는 “박근혜 대통령이 ‘2차 협상 내용이 여당의 마지막 결단’이라고 선을 그은 상황에서 김 대표가 협상에 나서더라도 재량권을 펼칠 ‘룸’이 있을 수 없다”면서 “자칫 박 대통령의 ‘가이드라인’을 벗어난 협상 결과를 도출했다가 박 대통령과 조기에 등을 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권 내부에선 2차 협상안에서 좀 더 세밀한 미세 조정 기술을 발휘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 겉으론 강경하지만 국회를 하루빨리 정상화해야 할 책임이 있는 새누리당으로선 ‘조삼모사’라는 비판을 받더라도 기존 타협안을 수정하는 성의를 보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김만용 기자 my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