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북한의 김은국이 20일 인천 달빛축제정원 역도경기장에서 열린 남자 역도 62㎏급 경기에서 용상 3차 시기에 178㎏을 성공한 뒤 감독과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이 2014 인천아시안게임에서 확연히 달라진 경기력을 과시하고 있다. 김정은 체제가 출범한 2012년 이후 체육분야의 지원을 늘리며 전반적인 기량이 급성장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은국(26)이 21일 인천 달빛축제정원 역도경기장에서 열린 남자 62㎏급에서 인상 154㎏, 용상 178㎏, 합계 332㎏으로 북한에 2번째 금을 안기며 인상 1개, 합계 2개(328㎏까지 포함)의 세계신기록을 수립했다. 전날 56kg급 엄윤철(23)은 용상에서 170㎏의 세계신기록을 작성했다. 21일 현재 이번 대회에서 나온 세계기록 6개 중 4개가 북한 역도의 손에 의해 세워졌다.

리세광(29)은 21일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열린 남자 기계체조 개인 예선을 겸한 단체전 결승에서 1, 2차 합계 15.525의 높은 점수로 도마 종목에서 1위를 차지했다. 양학선은 15.500점으로 리세광의 뒤를 이었다. 리세광 외에도 북한은 이날 단체전 4위에 오르는 등 모든 선수가 고른 기량을 펼쳤다.

북한 스포츠가 각광을 받는 건 국가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기에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국제무대에 활발하게 참가하면서 스포츠 변방에서 중심을 꿈꾸게 됐다.

대표팀 감독을 역임했던 최성룡 대한역도연맹 회장은 “북한은 유망주들을 조기에 발굴하고, 역도 세계 최강인 중국과 합동훈련을 하면서 선진 노하우를 익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특히 국제대회에서 실수를 자주 하며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지만 지난해 평양에서 아시아역도클럽선수권대회를 개최하면서 자신감을 얻어 국제대회 ‘울렁증’을 극복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북한이 20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아시축구연맹(AFC) 16세 이하(U-16)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원동력도 유망주 발굴 및 세계 선진 기술 습득에 있다. 북한은 지난해 국제축구학교를 설립, 유소년 선수들을 집중 육성하고 해외에도 유학을 적극적으로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광무 북한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6명의 해외파가 포함돼 있다. 한광성 등 3명은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마르셀 재단에서, 나머지 3명은 이탈리아에서 배웠다”고 밝혔다. 유망주 조기 발굴 및 육성, 해외 유학 및 전지훈련 등을 통한 선진 기술 습득에 적극 나서고 있기에 북한의 스포츠 수준은 앞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무척 크다는 게 체육계의 일반적인 평가다.

인천=이준호 기자 jhle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