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인 새누리당이 공기업 및 공무원연금 개혁이라는 ‘뜨거운 감자’를 꺼내들었다. 공공개혁의 핵심에 정면 도전하겠다는 태세다. 역대 정권 모두 그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공무원 및 공기업 임직원들의 집단 이기주의에 가로막혀 시늉만 했다는 점에서 새누리당의 자세는 일단 높이 평가하지 않을 수 없다.

공기업의 방만 경영이 곪을 대로 곪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는 사실은 누구나 인정하고 있다. 새누리당 경제혁신특위는 19일 그런 인식에 기초해 공기업 개혁안을 내놨다. 구조적으로 만성 적자인 공기업을 청산할 수 있도록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 개정을 하기로 했다. 부채가 많은 공기업은 부실한 자회사를 매각해 부채를 메우도록 할 방침이다. 공기업의 근속 연수에 따른 호봉제 급여체계를 폐지하고 성과에 따른 연봉제를 도입하는 방안도 추진키로 했다. 이런 방안들만 실행되더라도 공기업 임직원의 ‘철밥통’을 깨고, 방만 경영의 적폐도 청산할 수 있을 것이다.

공무원연금 개혁 방안에 대해서도 당·정·청이 논의 중이다. 한국연금학회가 마련한 개혁 방안은 재직 공무원의 본인 부담률을 현재의 7%에서 10%로 올리고, 이미 연금을 받고 있는 수급자도 수령액의 최대 3%에 해당하는 금액을 ‘재정안정화 기여금’ 명목으로 내놓는 등의 내용이라고 한다. 특단의 대책이 시행되지 않으면 세금으로 메워야 할 공무원연금 적자는 2016년엔 3조5359억 원에 달하며, 보전금도 매년 6000억∼7000억 원씩 급증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여권은 오는 22일 발표될 연금학회 방안을 토대로 논의를 본격화할 계획이라고 한다.

사실 이런 진단과 대책은 새삼스러운 것도 아니다. 알면서도 실행하지 못해 계속 악화해 왔다. 이런 상황에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18일 공무원연금 개혁에 대해 “당에서 주도하면 전 공무원과 등을 져야 하지만 하기는 해야 한다. 그런데 공무원 스스로 고치라고 하면 고쳐지겠나”고 밝힌 것은 정곡을 찌른다. 다행히 2016년 4월의 총선까지 1년반 정도는 큰 선거가 없다. 이것이 골든 타임이다. 여권이 앞장서고 야당도 당리당략을 떠나 국가 백년대계를 보고 적극 협력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