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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한국인의 신용카드를 이용한 현금인출이 가장 많았던 국가는 필리핀으로 나타났다. 필리핀은 한국인 대상의 살인, 강도, 절도, 납치·감금, 폭행·상해 등이 많아 범죄 표적 1위국인 만큼 각별한 주의가 요망되고 있다. 특히 현금 사용빈도가 높은 나라인 만큼 한국인들의 신용카드를 이용한 현금인출이 현지에서 범죄를 유발하는 ‘간접동기’로 작용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19일 관세청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가별 신용카드 해외사용내역을 살펴본 결과, 필리핀이 2억214만 달러로 미국(4억3393만 달러)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특히 이 가운데 현금인출은 필리핀이 1분기 1억720만 달러, 2분기에 9201만 달러 등 1억9930만 달러로 압도적인 1위였다. 카드 사용액 가운데 태반을 현금인출에 활용한 것이다.

1분기에 모든 나라를 포함한 현금인출액 4억1205만 달러 가운데 필리핀 사용액 비중은 26.0%, 2분기에는 4억751만 달러 가운데 22.6%를 차지했다. 통상 현금인출이 많은 나라는 필리핀을 포함해 태국, 일본 등 주요 휴양지와 카지노가 몰려 있는 동남아, 동아시아 국가이다. 필리핀은 이 같은 수요에 영어 연수·유학, 사업상 진출이 잦은 특성까지 가세하면서 현금인출 비중이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발표된 ‘재외국민 사건·사고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필리핀에서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범죄는 780건, 올해 상반기에는 495건에 달해 중국보다 빈도가 더 많았다. 필리핀에서 한국인 대상범죄가 이처럼 빈발한 것과 ‘한국인=캐시카우’란 현지인들이나 현지범죄조직의 인식이 서로 무관치 않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여행업계의 한 관계자는 “필리핀은 사설도박창구도 많아 아무래도 현금 사용빈도가 높고, 학비 송금에 따른 인출 역시 많다”고 말했다.

이민종 기자 horiz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