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조희연(왼쪽 세 번째) 서울시교육감이 18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유인태(〃 두 번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등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과 간담회를 시작하기 전에 가벼운 이야기를 나누며 웃고 있다. 김동훈 기자 dhk@munhwa.com

자율형사립고등학교 폐지 정책을 추진하며 교육부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야당 정치권에 법적 도움을 요청해 논란이 예상된다.

조 교육감은 정치권에 교육부의 권한을 축소하는 법안 제정을 요청해 교육문제의 정치화가 더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조 교육감은 18일 오전 국회에서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과 가진 긴급 간담회에서 “교육부가 자사고 취소를 위해 반드시 사전 동의를 받도록 하고 평교사의 장학관 승진 방지를 위해 법을 개정하는 것은 법치주의에 반한다”고 교육부를 비판했다.

조 교육감은 “교육부가 법을 개정해 교육부의 사전 동의를 받지 않으면 절대 자사고를 취소할 수 없도록 하고, 이번 자사고 재지정 취소에 대한 협의 요청도 거부하는 것은 법치 행정의 부정”이라며 “교육부가 권한 남용으로 교육 자치에 역행하는 일이 없도록 국회가 나서서 교육감과 교육부 장관의 권한과 사무에 관한 기본법을 제정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미 야당 의원들은 관련법을 준비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간담회에 참석한 의원들은 조 교육감의 입장에 동의하면서 큰 틀에서의 고교체제 개혁을 이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유기홍(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자사고의 승인 여부는 교육감 권한인데, 교육부가 시행령 개정이라는 편법으로 교육 자치를 근본적으로 위협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조 교육감은 진보 교육감들이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소속 평교사를 단숨에 장학관으로 승진시켜 ‘코드 인사’라는 비판이 일자 교육부가 관련법 개정에 나선 것에 대해서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조 교육감은 “하나의 해석만을 법으로 강제해 개방적인 인사를 막는 것은 법치주의에 반하는 것”이라며 “교육청 인사의 유연화를 위해 평교사 출신 장학관을 오히려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정 성향에 맞는 교사들을 다음 인사에서 더욱 확대 채용할 것을 예고한 것으로, 논란이 이어질 전망이다. 한편 이날 오후부터 인천에서 개최되는 17개 시·도교육감 협의회에서도 조 교육감은 자사고 문제에 대해 협의를 할 예정이어서 타 지역 진보 교육감들의 행보도 주목되고 있다.

유현진 기자 cworang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