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17일 오전 0시40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동 한 길가에서 세월호 유가족이 대리운전 기사 등을 폭행했다는 주장이 제기된 사건 현장 모습. SBS뉴스 캡처

세월호 유가족이 대리운전 기사와 시민을 폭행했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조사에 나섰다. 경찰은 사건 현장 주변에 설치된 CCTV에서 일부 폭행 장면이 담겨 있는 영상 자료를 확보, 폭행에 가담한 사람들을 확인 중이다. 세월호 유가족 측도 시비 과정에서 폭행당했다고 주장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17일 오전 0시40분쯤 영등포구 여의동 한 거리에서 술을 많이 마신 상태였던 세월호 유가족 5명 등이 대리운전 기사를 폭행하고, 이를 말리던 행인 김모(36)씨 등 2명을 폭행했다는 신고가 들어와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 등은 유가족 5명 등과 함께 있던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김모 의원이 대리운전 기사 이모(51) 씨와 말다툼을 벌였고, 이후 유가족들이 대리운전 기사를 때리는 것을 보고 말리러 갔다가 유가족들에게 일방적으로 폭행을 당했다고 진술했다.

대리운전 기사 이 씨는 호출을 받고 현장에 도착했으나 30분이 넘도록 대기만 시켜 다른 손님에게 가겠다고 했다가 의원에게 공손하지 못하다는 이유로 유가족 등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유가족들은 자신들도 말리는 시민들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유경근 세월호 가족대책위원회 대변인은 “유가족들이 상심해 있을 것 같다며 김 의원이 저녁식사를 함께 하자고 해 마련된 자리였다”면서 “유가족 중 한 명은 팔에 깁스를 했고, 또 다른 가족은 치아 6개가 부러지는 등 일방적인 폭행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대리운전 기사와 행인 외에 세월호 유가족 5명과 김 의원과 보좌관 등 7명이 현장에 있었지만, 크게 다친 사람은 없다고 밝혔다. 경찰은 대리운전 기사 이 씨와 말리다가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시민 2명, 목격자 2명 등에 대한 조사는 일단 마친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현장주변 CCTV 확인 결과 5명이 3명을 폭행하는 장면이 촬영됐다”면서 “5명이 전부 유가족인지에 관해서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경찰은 세월호 유가족 3명 등에게 17일 오전 11시에 출석하도록 통보한 상태다.

한편 현장에 있었던 김 의원은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다른 대리운전 기사를 부르려고 통화 중인 상황에서 벌어진 일이라 나는 목격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고서정 기자 himsg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