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한·미 안보 수장 김관진(왼쪽)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14일 오후(한국시간 15일 오전) 미국 워싱턴DC 인근 덜레스 국제공항에 도착해 특파원들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 실장은 15일 수전 라이스(오른쪽)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 고위 관계자들과 연쇄 회동한다. 연합뉴스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취임 후 처음으로 미국을 방문해 미 측과 가장 중요하게 논의하는 핵심 의제는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시기 문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정부가 계획하고 있는 전작권 전환시기 등이 미국의 대외 전략 방향과는 다소 차이가 있는 상황에서 정부는 반대급부로 미 측의 관심과 요구사항을 최대한 협조하고 조율해야 하기 때문이다.

김 실장이 이슬람 수니파 반군 ‘이슬람국가(IS)’ 격퇴를 위한 정부의 미국 지원 문제를 일성으로 강조한 것도 이 때문으로 해석된다. 미 측은 미국의 고(高)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도입 문제에 대해서도 한국의 적극적 동참을 요구할 것으로 관측된다.

김 실장은 이날 오전 워싱턴DC 인근 덜레스 국제공항에 도착해 특파원들과 IS 격퇴작전의 한국 동참 여부에 대해 “우리 나름대로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할 것이며, 아마 인도적 지원 범위가 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구체적인 인도적 지원 범위에 대해 “현재까지 이라크 난민 지원 등 여러 가지 도움을 주는데 국가 차원에서 120만 달러(약 12억4000만 원)를 지원한 바 있으며, 앞으로 추가적인 검토도 가능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국책연구원의 한 연구위원은 이날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미국의 4년 주기 국방검토보고서(QDR)와 대외전략을 보면 한국의 요구와 다른 방향이기 때문에 한국은 그만큼 반대급부를 미국에 많이 줘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음 달 한미안보연례협의회의(SCM)를 앞두고 최근 한·미 양측이 두 차례 고위급 접촉을 마친 상황에서 정부는 북한의 핵 위협과 전력, 대치 상황 등을 감안해 ‘시간 기준(schedule base)’이 아닌 ‘조건 기준(condition base)’이 돼야 한다는 입장을, 미국은 전작권 전환 시점인 2015년보다 5∼7년 뒤인 2020∼2022년으로 명시하자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 실장은 전작권 전환시기 연기 문제와 관련해 “전작권 이양 문제는 지난해부터 계속 협의를 해 오던 사안이기 때문에 올해 SCM을 목표로 협의가 원만하게 진행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미 측은 또 THAAD의 주한미군 배치문제는 물론 한국군 배치에 대해서도 동참을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김 실장은 이와 관련 “THAAD 문제에 대해서는 아직 공식 통보된 바 없고, 한·미 간에 협의된 바도 없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카운터파트인 수전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포함해 백악관과 국방부 등 정부 당국자들과 싱크탱크 관계자들을 두루 만난 뒤 17일 귀국할 예정이다.

방승배 기자 bsb@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