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야권 등에서 ‘현 정부의 비선 실세’로 꼽고 있는 정윤회(59) 씨의 세월호 참사 당일 행적을 최종 확인함에 따라 참사 당일 박근혜 대통령이 정 씨를 만났다는 세간의 의혹도 자연스럽게 해소될 전망이다.

15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검찰은 세월호 참사 당일 박 대통령의 행적을 왜곡 보도한 혐의로 고발된 일본 산케이(産經) 신문의 가토 다쓰야(加藤達也·48) 서울지국장을 지난 8월 18일 소환 조사하기에 앞서 정 씨를 참고인 자격으로 조사했다. 정 씨는 자신이 박 대통령의 동생 지만 씨를 미행할 것을 지시했다는 내용을 보도한 모 시사주간지 기자들을 고소한 사건의 고소인 자격으로 출석했으나 수사를 맡고 있던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정수봉)가 박 대통령의 명예훼손 고발 사건도 함께 수사 중이어서 이날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 조사에 응했다.

정 씨는 세월호 사건이 발생했던 지난 4월 16일 오전 11시쯤부터 오후 3시 전까지 자신과 평소 친분이 있었던 한학자를 오랜만에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사람을 만난 장소가 청와대와 상당한 거리에 있는 서울 강북의 모처로, 정 씨는 사건 당일 박 대통령을 만나지 않았음은 물론, 청와대 인근에 있지 않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정 씨의 휴대전화 통화내역과 발신지 추적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으며, 정 씨를 만난 한학자도 참고인으로 불러 사건 당일 낮시간 동안 정 씨를 만났다는 진술도 확보했다.

가토 지국장은 8월 3일 자신의 칼럼 ‘박근혜 대통령, 여객선 침몰 당일 행방불명, 누구와 만났나’라는 기사에서 세월호 침몰 당시 박 대통령의 행적이 7시간가량 확인되지 않았고, 정 씨가 최근 이혼했다는 사실 등을 적시해 박 대통령과 정 씨의 관계에 대해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8월 13일 청와대와 새누리당에서는 세월호 참사 당일 박 대통령이 오전 10시 김장수 전 국가안보실장으로부터 최초 서면보고를 받은 이후 청와대에 머물며 사고 인명구조와 관련해 지시를 내렸고 오후 5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방문했다고 밝힌 바 있으나 야권 등에서는 박 대통령이 최초 보고를 받은 후 7시간 동안의 행적에 대해 지속적으로 의혹을 제기했다.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