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2일 충북 증평의 제13공수특전여단 예하부대에서 훈련 도중 발생한 사고로 2명의 하사가 숨진 가운데 이날 밤 충북 청주성모병원으로 옮겨졌던 전모 하사가 3일 오전 국군대전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육군 특수전사령부(특전사) 하사 2명이 심야에 부대 내에서 실전을 방불케 하는 고강도 ‘포로 체험’ 훈련을 받던 도중 호흡곤란을 일으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3일 특전사에 따르면 2일 오후 11시쯤 충북 증평군의 제13공수특전여단 예하부대 내 모의훈련장에서 ‘포로 시 행동요령’ 훈련을 받던 도중 하사 3명이 호흡 곤란 증세로 쓰러졌다.

현장에 있던 훈련감시요원인 통제관이 이들을 발견하고 청주시내 청주성모병원으로 옮겼으나 이모(23)·조모(21) 하사가 숨졌다. 전모(23) 하사는 치료를 받고 회복 중이다.

포로체험 극한훈련 프로그램은 미국 특전사 등에서 실시해온 것으로, 포로가 됐을 때 대응 능력을 키우기 위한 훈련이다. 미국·영국·호주 등 선진국 특수전 부대에서도 이 훈련을 실시하던 중 사망자가 발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전사가 오는 15일부터 대대적으로 벌일 본 훈련에 앞서 지난 1일부터 적응 테스트 성격의 예행훈련을 실시하던 중 이틀 만에 이 사고가 발생했다. 병원 측은 사인을 ‘질식사’로 추정했다.

훈련은 5인1조가 한 방에 들어가 방수 처리된 폴리에스테르 재질의 두건을 얼굴에 씌운 채 끈으로 목을 묶고 두 팔을 몸 뒤로 결박, 무릎을 꿇린 채 1시간 동안 견뎌야 하는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 헌병은 숨쉬기조차 힘든 폴리에스테르 재질 두건과 목을 꽉 조인 끈 등이 질식사와 관련이 있는지 정확한 사인을 조사 중이다.

이와 관련, 위험한 상황이 발생하면 신속하게 훈련을 중단하고 구호에 나서는 것이 기본인데도 질식사할 지경이 되도록 통제관이 방치하는 등 안전사고 예방 대책의 미흡함이 사고 원인으로 지적된다.

사고 부대의 한 관계자는 “적절하게 통제하고, 훈련을 진행해야 했는데 미숙한 점이 있었던 것 같다”며 “위험한 훈련인 만큼 준비를 많이 했는데도 치밀하지 못했던 점이 있었던 것 같다”고 통제 미숙을 인정했다.

특히 야간 훈련이라 실내가 어두웠던 상황에서 통제관들이 훈련 참가자들의 적응 상태를 수시로 점검하며 강도를 높여가야 하는 훈련 기본수칙을 제대로 준수하지 못한 정황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고강도 포로체험 예행훈련에 군 경력 2∼3년 차 신참 하사들을 참여시킨 것도 논란을 낳고 있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