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진로진학상담교사 10명 중 6∼7명은 수시모집 논술전형에서 대리시험이 가능하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로 수시전형 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 논술시험의 본인확인 절차가 부실하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1일 전국 진로진학교사포럼과 한양대 대입전형 R&D센터가 진로진학상담교사 737명을 대상으로 논술 대리시험에 대해 조사한 결과, 응답자 중 67%(490명)가 ‘논술고사에서 대리시험이 가능하다’고 응답했다. ‘그렇지 않다’는 응답은 12%(95명)에 그쳤다. ‘올해 각 대학의 논술고사에서 대리시험이 암암리에 이뤄질 소지가 있다고 보는가’는 질문에도 ‘그렇다’는 응답이 66%(485명)에 달했다.

‘현재 논술전형에서 수험생 본인 확인 절차가 철저하게 진행될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에 ‘그렇다’는 의견은 19%에 그쳤고, ‘그렇지 않다’는 의견이 62%로 나타났다. 또 응답자의 95%가 ‘본인 확인 절차를 강화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이같이 논술전형에서 수험생 본인 확인 절차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논술 시험에 응시하는 학생 수가 굉장히 많다는 게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꼽힌다. 수시모집 인원 중 논술 전형 비율이 20∼40%에 이르며, 서울 주요대학 논술 전형은 매년 30∼60대 1 수준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고 있다.

예를 들어 논술전형으로 500명의 학생을 모집하는 대학에 3만 명 이상의 응시자가 몰릴 수 있는 것이다. 또 시험을 보고 있는 와중에는 철저히 얼굴을 확인하기가 어렵다. 책상 위에 올려놓은 신분증, 수험표와 수험생의 얼굴을 대조하는 일이 수험생의 시험 집중을 방해할 수 있어 짧은 시간 내 끝내는 경우가 많다. 또 일부 대학은 학생증을 신분증으로 인정해주는데, 학생증은 위조가 어렵지 않아 대리시험에 악용될 소지가 있다.

논술시험 대리시험 가능성에 대한 고등학생(300명)과 학부모(300명)들의 불안감도 상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논술고사에서 대리시험이 암암리에 이뤄질 소지가 있다’는 응답이 학생 58.7%(176명), 학부모 49.3%(148명)에 달했다.

유현진 기자 cworang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