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강한 ‘창’과 ‘방패’가 만났다. 모순(矛盾)에 대한 얘기가 아니다. 9월 중 서비스가 시작될 ‘카카오페이’에 대한 업계의 평가다. 카카오페이는 국내 90% 이상의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는 카카오 플랫폼과 현재 공인인증서를 대체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인 LG CNS의 결제 모듈 엠페이가 만나 탄생한 간편 결제 서비스다.

카카오페이 서비스를 앞둔 지난 8월 2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동 LG CNS 사옥에서 서비스를 준비 중인 류영준(오른쪽) 카카오 페이먼트사업부 부장과 정운호 LG CNS 스마트페이먼트팀 부장을 만났다. 이들은 “국내 간편 결제 시장이 열리면 관련 모바일 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일단은 제가 너무 불편해서 서비스를 고민하게 됐습니다.”

류 부장은 카카오가 모바일 간편 결제 시장에 뛰어든 이유를 이같이 설명했다. 그는 “모바일에서 물건을 사고 싶어도 카드마다 애플리케이션(앱)을 따로 설치하고, 일일이 본인인증을 받는 과정에서 결제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이날 그는 본인의 휴대전화에 깔린 카카오페이(시험버전)로 물건을 결제하는 과정을 보여줬다. 온라인 숍에서 물건을 고른 뒤 카카오페이로 결제하기 버튼을 누르고, 비밀번호 여섯자리만 누르자 결제가 끝났다. 이미 카카오톡이 깔려있기 때문에 별도의 앱 설치는 필요 없었다. 카드번호를 미리 등록해놨기 때문에 카드번호를 누를 필요도, 본인인증을 받을 필요도 없었다.

“간편성 때문에 보안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라는 기자의 지적에 정 부장이 ‘발끈’하며 카카오페이의 보안에 대해 설명했다. 우선 카카오페이는 본인 명의로 개통된 1대의 스마트폰에서만 그것도 본인 명의 카드만 이용이 가능하다. 계정이 도용돼 다른 스마트폰에서 결제를 하려면 카드를 다시 등록해야 한다. 카드 번호를 모르면 당연히 등록이 안된다. 스마트폰 분실 시에도 비밀번호가 5회 이상 틀리면 자동으로 계정이 초기화된다.

정 부장은 “최악의 경우 LG CNS 데이터센터가 해킹당하더라도 카드 정보는 사용자의 스마트폰과 데이터센터에 암호화돼 나눠져 있기 때문에 어느 한쪽 정보를 얻는다 해도 소용없다”라고 말했다. 카카오는 카드정보 자체를 보유하지 않는다.

이들은 해외 간편 결제 업체들의 국내 시장 진출에 대해 우려하면서도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들은 “해외 모바일 결제 업체들이 곧 들이닥칠 텐데 국내에는 ‘12척의 배’ 밖에 없는 상황(류 부장)”이라면서도 “그렇지만 이들이 해외보다 보안에 훨씬 민감한 국내 사용자들을 만족시킬 지는 미지수(정 부장)”라고 말했다.

임정환 기자 yom7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