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9월 말부터 전자결제대행업체(PG)도 카드 간편결제 시장에 직접 뛰어들 수 있게 됨에 따라 관련 서비스가 봇물처럼 쏟아질 전망이다.

1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카드업계는 이르면 이달 말부터 PG사가 가입자로부터 신용카드 번호와 유효기간, 유효성 확인코드(CVC) 등을 수집·저장한 뒤 간편결제 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표준약관을 시행한다.

현재 간편결제 서비스를 제공 중인 카드사는 신한과 삼성, 비씨, 하나SK, 현대, 롯데, 외환, NH농협 등이다. 이들 업체는 모바일 결제를 위한 앱 서비스에 속속 나서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동통신사·PG사 등과의 제휴선도 확대해 가고 있다. 금융감독당국에 등록된 PG사는 50여 곳에 이른다. 사용자는 간편결제 서비스가 확산되면 PG사에 신용카드 번호와 유효기한 등을 한 번만 알려준 뒤 다음부턴 비밀번호만으로 소액결제를 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이면에는 사용자의 불편이 오히려 가중되고 제2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소비자가 각종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할 때마다 각기 다른 간편결제 서비스에 가입해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개인정보를 직접 보관하고 관리하는 주체로 승격되는 PG사는 기존 금융회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보안 체계가 허술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금융당국과 카드 업계가 직접 카드 관련 정보를 저장·관리할 수 있는 PG사를 적정 보안 수준을 갖춘 곳으로 제한하기는 했지만 안심할 수 없다는 게 금융권의 시각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이미 심각한 수준의 금융권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발생한 만큼 확실한 대비책을 세워야 간편결제 시장이 양성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관범 기자 frog7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