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공공관리제 내용이 포함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 개정과 함께 재개발·재건축시장 규제 추가 완화에 나서면서 그동안 지지부진하던 도시주거환경 재정비사업들이 활기를 띨 것으로 전망된다.

18일 대한건설협회 등에 따르면 공공관리제가 도입된 직후인 2011년에 서울시내 재건축·재개발 분양 물량은 3만1371가구에 달했다. 하지만 공공관리제가 본격 적용된 지난해 재건축·재개발 분양 물량은 1만3543가구에 불과했다. 재건축·재개발 사업의 투명성 강화를 위해 자치단체가 조합 임원 선출, 시공사 선정 등 사업 주요 단계에 개입해 진행을 돕는 공공관리제가 오히려 재건축 사업 발목을 잡은 것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도정법 개정을 통한 공공관리제 개선과 재건축 안전진단 요건(구조안전성·설비노후도·주거환경·비용 평가) 완화, 재건축시 국민주택규모(85㎡) 일정비율 건축 등 재건축 관련 규제를 조만간 추가 완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총부채상환비율(DTI) 등 금융규제 완화에 이어 재개발·재건축 사업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규제완화에 나서면서 서울 재건축단지 아파트값은 8월 현재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 들어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서초구 반포동 한신15차아파트 전용면적 142㎡는 최근 5000만 원가량 호가 상승했다. 또 최근 정비계획 수정안이 가결된 강남구 삼성동 홍실아파트도 면적별로 6월 말에 비해 2500만∼4000만 원가량 올랐고, 오는 10월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목표로 하고 있는 강남구 개포시영과 강동구 고덕주공2단지도 2000만 원 내외로 올랐다.

하지만 매수 희망자들이 부동산 시장 추이에 촉각을 세우고 있지만 아직 본격적인 매수에는 나서지 않아 매매거래량이 눈에 띄게 늘지는 않고 있다. 서울 강남구 개포동 B부동산중개업소 대표는 “강남권 재건축 추진 아파트의 경우 최근 부동산 규제완화 효과가 예상보다 높게 나타나고 있다”며 “다만 매매거래 활성화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재개발·재건축을 통해 전국에 분양되는 아파트는 총 4만7000여 가구에 이를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하반기 서울에서 분양되는 재개발구역 아파트는 28곳 총 1만475가구에 이른다.

김순환 기자 s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