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가 보유한 190억 원대 재산이 새롭게 발견돼 검찰이 법원에 추징보전 명령을 청구했다.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헌상 차장)은 유 전 회장의 일가가 실명 또는 차명으로 보유한 190억 원 상당의 재산을 처분하지 못하도록 31일 인천지법에 5차 ‘추징보전’ 명령을 청구했다고 1일 밝혔다. 추징보전이란 피의자가 범죄로 얻은 재산을 형이 확정되기 전에 빼돌려 추징할 수 없게 되는 상황을 사전에 막기 위해 양도나 매매 등 일체의 처분행위를 할 수 없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이번에 추징보전을 청구한 유 전 회장 일가의 재산에는 보현산영농조합법인 명의로 차명 보유 중인 경북 지역과 울릉도 일대의 토지·건물 등 836건(181만㎡·시가 86억여 원)과 김혜경(여·52) 한국제약 대표와 김 대표의 친척 명의로 차명 보유 중인 서울 강남구 일대 토지 등 10건(7만㎡·시가 104억여 원)이 포함됐다. 검찰은 보현산영농조합법인 명의의 토지에 대해서는 유 전 회장이 개인 비자금으로 구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그동안 4차례에 걸쳐 1054억 원 상당의 유 전 회장 일가의 실소유 재산을 추징보전했으며, 이번 다섯 번째 청구까지 받아들여지면 시가 1244억여 원의 재산을 묶어놓을 수 있게 된다.

검찰의 계속되는 추징보전 조치에도 불구하고 유 전 회장이 사망함에 따라 유 전 회장 일가의 재산 환수 작업에 상당한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계속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검찰은 세월호 참사 보상을 위한 재산 환수에는 문제가 없다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유 전 회장의 부인과 자녀들이 재산을 상속받고 채무를 승계하기 때문에 이를 몰수·추징하면 된다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또 유 전 회장이 사망하면서 형사 처벌이 불가능해졌지만 법무부가 유 전 회장에게 민사소송을 통해 책임을 묻는 절차를 진행 중이기 때문에 재산 환수가 가능하다는 게 검찰의 입장이다.

한편, 검찰은 유 전 회장의 도피를 도운 혐의를 받고 있는 운전기사 양회정(56) 씨에 대해 부동산실명제법 위반 혐의 등을 추가 적용해 다음주 중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양 씨의 횡령·배임 혐의에 대해서는 포착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지난 7월 28일 자수한 ‘김엄마’ 김명숙(59) 씨에 대해서는 불구속 수사할 방침이다.

인천 = 정유진 기자 yooji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