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당 대표 취임 이후 새로운 당·청관계 정립을 시도하는 가운데 이정현 새누리당 의원의 국회 입성을 계기로 ‘김무성 대표-이정현 의원-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 간 삼각 고리가 주목을 받고 있다.

1일 현재 당 안팎에서는 “3인의 관계가 향후 당·청관계의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들 3인은 박근혜 대통령 집권 이후 박 대통령을 중심으로 서로 길항관계를 형성했던 만큼 앞으로 당·청관계가 원만하게 유지되기 위해선 새 관계를 모색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 대표는 30일 7·30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이 의원이 전남 순천·곡성에서 승리하자 “(이 의원을) 업어주겠다”고 말했다.

이번 선거로 김 대표 체제가 더욱 공고해졌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전남에서 살아돌아온 이 의원이야말로 김 대표에겐 1등 공신인 셈이다.

김 대표 주변에선 이 의원에게 호남권 지명직 최고위원을 맡겨야 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앞으로 김 대표가 청와대와 원활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이 의원을 적극 중용하고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두 사람은 지난 2012년 대선 이전까진 불신하는 사이가 아니었다. 하지만 두 사람은 박근혜정부에서, 특히 이 의원이 청와대로 들어간 이후 관계가 썩 좋지는 않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 대표는 최근 전당대회 이전까지 “청와대가 일부 친박(친박근혜)계 의원들하고만 소통해서 박 대통령의 눈과 귀를 가린다”는 시각을 공공연히 밝혀왔는데 그 연결고리가 김기춘 실장뿐 아니라 청와대에서 홍보수석과 정무수석으로 일했던 이정현 의원이라고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이미 새 당·청관계를 위해 김 실장과 전용 휴대전화도 개통하는 등 새로운 관계를 쌓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전까지 김 대표를 부담스러워했던 것으로 알려진 김 실장도 김 대표가 당 대표가 된 이후 나름대로 예우를 갖추기 위해 노력하는 흔적들이 엿보이고 있다.

이 의원과 김 실장의 관계도 주목된다. 두 사람이 청와대 비서실장과 홍보수석으로서 일할 당시 김 실장은 홍보수석실이 갖고 있던 인사문제까지 개입하면서 이 의원과 갈등을 일으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외견상 주로 김 실장이 이 의원에게 일을 맡기고 이 의원은 이를 철저히 수행하는 정상적인 상하 관계의 모습이었다”면서 “하지만 인사 문제만큼은 예민한 사안이었다”고 전했다.

김만용 기자 my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