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운전기사 양회정(56) 씨가 지난 5월 3일 유 전 회장의 전남 순천 도피를 따라나서기 전까지 교회 자금을 빼돌린 사고로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 내에서 입지가 약했다는 주장이 구원파 신도들 사이에서 제기됐다. 일부 구원파 신도들은 양 씨가 유 전 회장의 도피를 조력해 교회 내 입지를 회복하려 한 것으로 보고 있다.

31일 검찰과 구원파 관계자들에 따르면 양 씨는 지난 1999년 경기 안성 금수원에 들어와 목수일을 하면서 유 전 회장과 가까워졌다. 유 전 회장이 교회 자금으로 부동산을 매입하는 일까지 믿고 맡길 정도였던 양 씨를 교회 관계자들은 유 전 회장의 최측근으로 분류했다. 하지만 양 씨는 유 전 회장이 부동산 매입 대금 명목으로 건넨 교회 자금 수억 원을 빼돌렸다가 교회 감사팀에 적발됐다. 이 사건 이후 유 전 회장의 신뢰를 잃은 양 씨는 금수원 내에 마련된 인테리어 회사 ‘더편한 집’ 사무실에서 교회 가구를 만드는 일만 하며 조용히 지냈다. 양 씨는 유 전 회장과 접촉할 때도 일명 ‘신엄마’ 신명희(64) 씨의 허락 없이는 유 전 회장을 만날 수 없을 정도로 밀려났다. 실제 양 씨는 검찰 조사에서 유 전 회장의 최측근만 아는 유 전 회장의 질환 관련 정보에 대해서도 전혀 알고 있는 바가 없다고 진술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양 씨가 신 씨 등의 지시를 받고 유 전 회장 도피를 조력해 구원파 내에서 자신의 입지를 다시 회복하려 시도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유 전 회장과 신 씨는 목수일을 하면서 순천 송치재 별장 등 전남 지역 구원파 소유 건물들을 도맡아 수리한 양 씨가 주변 지리에도 밝고 건물 구조 등도 잘 알고 있어 도피를 조력하기에 적당한 인물이라고 판단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양 씨는 유 전 회장 사망으로 구원파 내에서 일부 신도들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으며, 또다시 입지를 잃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신도들은 사라진 돈가방의 행방을 양 씨가 알고 있을 것이라고 의심하고 있지만, 양 씨는 검찰 조사에서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인천 = 정유진 기자 yoojin@munhwa.com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 및 유병언 전 회장 관련 정정 및 반론]

검찰은 세월호 최종 수사결과 발표에서 유 전 회장이 정·관계 및 금융계에 로비했거나 세모 법정관리가 부적법한 절차에 의해 진행됐다는 주장을 뒷받침할 내용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전양자 씨는 유 전 회장의 처남과 재혼한 사실이 없어 바로잡습니다. 유 전 회장은 극동방송국 근무 당시 운영 주체인 팀선교부와 원만한 합의 하에 결별했음을 확인했습니다. 기독교복음침례회 측은 신도들이 참고인들을 위협하거나 협박했다는 주장과 유 전 회장이 교주라는 주장, 신도 및 직원들에게 사진을 강매했다는 주장은 사실로 확인된 바가 없다고 알려왔습니다. 작명에 특별한 의미가 있다는 보도와 달리 ‘천해지’는 ‘하늘 바다 땅’, ‘아해’는 ‘어린아이’, ‘세모’는 ‘삼각형’이란 뜻이며 유혁기·김필배·김혜경 씨 등은 세월호 사고(4월 16일) 이전에 출국했으며, 신도 양모 씨는 수억 원의 교회 자금을 빼돌린 사실이 없다고 알려왔습니다. 유 전 회장은 청해진해운 주식을 소유하지 않아 실소유주가 아니며, 금수원 인근 아파트 200채를 차명으로 소유한 사실이 없고 신모 씨는 유 전 회장의 비서가 아니라고 알려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