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재·보궐선거는 대체로 투표율이 낮으면 보수정당이 승리하고, 투표율이 높으면 진보 성향 정당이 승리하는 경향을 보여왔다.

최근 다섯 차례의 재·보선에서는 투표율이 30%대를 기록하면 여당이 승리했고, 투표율이 40%를 넘어서면 야당이 의미 있는 결과를 거둔 바 있다.

7·30 재·보선이 치러진 30일 오전에도 전국의 선거구 15곳의 투표율이 속속 발표되면서 희비가 엇갈렸다. 여야는 서로 자신들에게 유리한 해석을 하면서 투표율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특히 전남 순천·곡성이 가장 높은 투표율을 기록하고 서울 동작을이 투표율 기준으로 2위를 기록하면서 최대 격전지임을 나타냈다. 여야의 텃밭으로 분류되는 영남 지역과 곡성·순천을 제외한 호남 지역의 5개 선거구는 상대적으로 투표율이 낮았다.

4년 전인 2010년 7월 28일 실시된 재·보선은 34.1%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8개 지역구 중에 여당인 한나라당이 5곳에서 승리했고, 민주당은 3곳에서 당선되는 데 그쳤다. 특히 서울 은평을과 인천 계양, 충북 충주와 충남 천안을 등 수도권과 충청권에서 한나라당이 모두 승리했다.

이듬해 봄에 열린 4·27 재·보선은 야당이 승리한 선거로 평가 받는다. 전체 투표율은 43.5%를 기록했고, 특히 경기 분당을은 보궐선거 사상 최고인 49.1%를 기록했다. 전체적으로는 국회의원 선거구 3곳을 한나라당, 민주당, 민주노동당이 1곳씩 나눠가졌지만, 여당세가 강한 경기 분당을에서 손학규 민주당 후보가 당선돼 높은 투표율은 야권에 유리한다는 정치권의 통념을 입증했다. 같은 해 열린 10·26 재·보선은 45.9%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지난해 4·24 재·보선은 처음으로 사전투표가 적용된 선거로, 41.3%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새누리당이 2곳, 무소속이 1곳을 가져갔지만, 당시 무소속이었던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가 당선된 서울 노원병의 투표율이 43.5%였던 반면,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나온 부산 영도는 36%였다. 같은 해 10·30 재·보선은 33.5%의 투표율을 기록했고, 새누리당이 2곳에서 모두 이겼다.

7·30 재·보선과 비슷한 7∼8월에 치러진 재·보선은 투표율이 항상 낮았고, 한나라당이 승리를 거뒀다. 29.6%의 투표율을 기록한 2002년 8·8 재·보선은 한나라당이 13곳 중 11곳에서 승리한 반면, 새천년민주당은 호남 2곳을 수성하는 데 그쳤다. 2006년 7·26 재·보선은 24.8%라는 역대 가장 낮은 투표율을 기록한 가운데 한나라당이 3곳, 민주당이 1곳을 가져갔다. 당시 여당이었던 열린우리당은 1곳에서도 당선자를 내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 선거는 투표율이 높으면 야권이 유리하다는 공식이 깨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새누리당 핵심 관계자는 “지난 대선에서 투표율이 높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됐다”며 “투표율에 따른 유불리를 말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조성진 기자 threeme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