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우크라이나 반군을 지원하는 러시아에 대해 대외무역은행(VTB)과 뱅크오브모스크바, 러시아농업은행 등 금융기관 3곳의 미국인 신규금융거래를 금지시키는 내용 등을 담은 고강도 대러 제재조치에 착수했다.

유럽연합(EU)도 러시아 정부가 주식의 50% 이상을 보유한 은행은 유럽의 금융시장에서 주식과 채권을 팔지 못하도록 합의했다. 일각에서는 사반세기 동안 유지됐던 서방진영과 러시아의 건설적 관계가 종식됐다는 평가가 제기되고 있다.

29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특별기자회견을 갖고 러시아의 에너지, 방위, 금융 분야에 대한 강도 높은 제재안을 발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에너지 분야 관련 특정 품목과 기술의 러시아 수출을 금지하고, 제재를 은행과 방위산업체로 확대할 것”이라며 “러시아 경제개발 프로젝트를 위한 신용공여 제공 및 금융지원도 공식적으로 중단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조치는 러시아는 물론 러시아의 불법행위를 지지하는 기업에 대한 강력한 압박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 재무부는 이날 러시아의 VTB와 자회사인 뱅크오브모스크바, 러시아농업은행 등 3곳에 대한 미국인의 신규 금융거래를 중단시켰다. EU 28개 회원국 대표들도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 모여 ▲러시아 정부가 주식의 50% 이상을 보유한 은행은 유럽 금융시장에서 주식과 채권 매각 불허 ▲러시아에 대한 무기금수 조치 ▲심해 시추, 셰일 가스, 북극 에너지 탐사 기술 러시아 수출 금지 등에 합의했다.

워싱턴 = 이제교 특파원 jk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