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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출시된 차 중 운전대를 잡고 가속페달을 밟고 싶은 차를 꼽으라면 단연 포르쉐 ‘마칸’이다. 포르쉐가 첫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카이엔을 출시했을 때 많은 팬들은 변절이라며 실망했다. 하지만 포르쉐는 탁월한 주행성능으로 논란을 잠재웠다. 뒤를 이은 마칸 역시 다시 한 번 ‘포르쉐는 포르쉐’라는 사실을 입증했다.

외형은 카이엔을 쏙 빼닮았지만 포르쉐 측은 마칸이 카이엔보다 911에 가까운 차라고 소개한다. 그리고 지난 19일 서울 도심과 외곽도로를 달리면서 실제로 탁월한 반응속도나 핸들링 등 911의 유전자를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었다. 시승을 위해 만난 마칸 라인업의 최상위 모델 ‘마칸 터보’의 외형은 포르쉐 스포츠카의 전통을 고스란히 이어받은 모습이었다.

운전석에 앉아 시동을 걸자 나지막이 으르렁대는 포르쉐 고유의 엔진음이 마칸(인도네시아어로 호랑이라는 뜻)이라는 이름과 절묘하게 맞아떨어진다. 손에 착 감기는 운전대를 부여잡고 조심스레 가속페달을 밟자 2t에 달하는 육중한 차체가 내달음질친다. 마칸 터보는 3.6ℓ V6 바이터보 엔진이 장착돼 최고출력 400마력, 최대토크 56.12㎏.m의 힘을 발휘해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4.8초 만에 도달한다. 고속도로에 오른 뒤 가속페달에 발을 올려 놓고 망설임 없는 가속감에 감탄하다보니 어느새 시속 100㎞를 훌쩍 넘었다.

곡선 구간에서 제동장치를 밟는 대신 핸들링만으로 차를 이끌었지만 마칸은 자로 잰 듯 정확하게 차선을 따라 돌아나갔다. 부드러운 승차감의 컴포트 모드에서 스포츠나 스포츠 플러스 모드로 전환하면 그야말로 단단한 스포츠카를 모는 경험을 할 수 있다. ℓ당 7.2㎞의 연비는 다소 아쉬울 수 있다. 마칸 터보의 국내 판매 가격은 1억740만 원이고 마칸 S 8480만 원, 마칸 S 디젤 8240만 원이다.

김남석 기자 namdo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