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50년간 128건중 125명 사망… 베트남도 최소 2명 사망 확인

최근 미국과 베트남 등지에서 어린아이들이 ‘뇌 먹는 아메바’ 때문에 숨지는 일이 발생하자 여름 물놀이철을 앞두고 관계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 13일 미국 더웨더채널은 캔자스에 거주하는 9세 소녀 할리 유스트가 뇌 먹는 아메바로 불리는 ‘네글레리아 파울러리’에 감염돼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이 소녀는 뇌 먹는 아메바 감염으로 인한 뇌수막염에 걸리기 전 인근 호수에서 수영을 하는 등 물놀이를 즐겼던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 당국의 조사 결과 뇌 먹는 아메바는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 남동쪽에 있는 세인트버나드 패리시의 상수도원에서 발견됐다. 지난 2013년에도 미국의 한 상수도원에서 네글레리아 파울러리가 발견된 경우가 있었다.

미국에서는 매해 네글레리아 파울러리 감염 환자가 보고되고 있다. 지난해 7월에도 미끄럼틀을 타며 물놀이를 하던 4세 소년이 뇌 먹는 아메바 감염으로 숨졌다. 같은 해 12세 소년도 집 근처 개울에서 물놀이를 한 뒤 이상 증상을 보여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네글레리아 파울러리 감염에 따른 뇌수막염 진단을 받고 치료 중 사망했다. 감염돼 사망한 어린이들 모두 활동적인 아이들이었으나 네글레리아 파울러리에 감염된 후 하루 종일 집 안에서 잠만 자거나 고열에 시달리는 등의 질환을 나타내다가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뇌 먹는 아메바는 미국에서 지난 50년간 128건의 감염 사례가 보고됐지만, 감염자는 세 명을 제외하고 모두 사망했다.

베트남에서도 현재까지 알려진 것으로만 최소 2명이 뇌 먹는 아메바에 감염돼 사망했다. 베트남 언론에 따르면 지난 2012년 9월 베트남 남부지역에서 어린이 1명과 20대 성인 1명 등 2명이 네글레리아 파울러리에 감염돼 숨졌다. 의료당국에 따르면 2012년 9월 남부 호찌민 빈떤 지역에서 6세 어린이 한 명이 뇌 먹는 아메바에 감염돼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2012년 8월에도 중남부 푸옌성의 한 20대 남자가 뇌 먹는 아메바에 감염돼 사망한 것으로 밝혀졌으며, 이 남성은 집 근처에서 민물조개를 잡으려고 물속에 들어갔다가 뇌 먹는 아메바에 감염된 것으로 알려졌다. 뇌 먹는 아메바의 피해자들이 주로 어린이들인 것은 면역기능이 성인에 비해 크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뇌 먹는 아메바는 여름철 더위로 세균 번식이 쉬울 때 수질이 좋지 않은 물에 잠복하고 있다가 어린아이들의 후각점막으로 침입해 뇌로 이동한다. 현재까지 뇌 먹는 아메바는 미국, 파키스탄, 영국, 베트남 등에서 발견됐으나 국내에서는 보고된 바가 없다.

이후연 기자 leewho@munhwa.com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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