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또 단일화? 서울 동작을 보궐선거에 출마한 노회찬(왼쪽) 정의당 후보가 27일 흑석동 달마사에서 김종철(오른쪽) 노동당 후보와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난 원래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을 찍었던 사람이지만 장관 인사를 이렇게 하는 쪽은 못 찍어준다.” “야당은 선거 때마다 단일화냐. 다음에는 통합진보당이랑 하는 거 아니냐.”

천호선 전 정의당 후보의 사퇴 이후 임태희 새누리당 후보와 박광온 새정치민주연합 후보가 박빙의 승부를 벌이고 있는 경기 수원정(영통)에서는 ‘네거티브 이슈’가 강한 호소력을 발휘하고 있다.

서울 출퇴근자가 많은 지역 특성 때문에 임 후보는 ‘2층 버스 투입’, 박 후보는 ‘분당선 급행화’라는 교통공약을 내놓았지만 유권자들에게는 “저 후보는 이래서 안돼”라는 ‘반대 논리’가 더욱 강하게 각인되고 있다. 여당 지지자들은 선거 때마다 등장하는 야권단일화에 강한 거부감을 드러냈고 일부는 권은희 광주 광산을 새정치연합 후보의 전략공천 잡음에 대해 비판적 의견을 제시했다. 반면 야권 지지자들은 박근혜정부의 인사 실패를 용납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7일 오후 5시 영통 중심상가에서 만난 이재근(53·무역업) 씨는 “야권은 선거할 때마다 단일화하냐”며 야권 단일화에 대한 거부감을 드러냈다. 이 씨는 “이번 선거에서는 권은희 공천만 아니었으면 야당에 유리하게 전개될 수 있었지만 기회를 놓쳤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영통역 인근에 거주하는 전순애(여·63·주부) 씨는 “야권이 나중에는 통합진보당하고도 단일화하는 거 아니냐”며 반감을 드러냈다. 전 씨는 “야당이 세월호를 계속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것도 못마땅하다”고 말했다.

반면 박 대통령의 잇단 인사 실패에 대한 문제 제기도 있었다. 성명 공개를 꺼린 76세의 남성은 “나는 원래 박 대통령이랑 새누리당을 지지하던 사람인데 지난번 윤진숙 (전 해양수산부) 장관도 그렇고, 이번에 김명수 (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도 그렇고 너무 실망했다”며 “나도 6·25도 겪고 공산주의가 어떤지도 체험했지만 이번에는 새누리당을 못 찍겠다”고 말했다.

아주대 인근에서 만난 김종희(33·회사원) 씨는 “임태희는 전에는 분당에서 국회의원 했고, 평택에서 나온다고 했다가 다시 영통에 왔다”며 “아무리 유명한 사람이라도 철새는 좋아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여야는 선거 판세가 초박빙이라고 보고 28일 막판 표심잡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임 후보 측에서는 선거 사무소에 최소인력만을 남기고 캠프인사 70여 명 전원이 지역에 나가 지지 호소를 하고 있다. 박 후보는 김한길 새정치연합 공동대표와 함께 게릴라 유세에 나선다.

수원 = 이화종 기자 hiromat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