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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이석기(52·사진) 통합진보당 의원에 대해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징역 20년을 구형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2심 재판부가 또다시 이 의원에게 중형을 선고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 의원의 강연내용 녹취록과 제보자의 증언이 2심에서도 중요한 판단 근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 중형 구형= 검찰의 입장은 1심 때와 변함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28일 2심 결심공판에서 이 의원에게 형법상 내란선동 및 내란음모, 국가보안법상 찬양·고무 등의 혐의 등을 적용해 징역 20년과 자격정지 10년을 구형할 것으로 보인다. 형법상 내란음모죄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하도록 하고 있으며 법정 상한형을 따로 규정하지 않고 있다. 형법상 유기징역 상한인 징역 30년까지 선고가 가능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검찰의 구형은 법정 최고형 수준이다. 검찰 관계자는 “민혁당 사건으로 처벌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국회의원 신분이 돼서도 비슷한 조직을 재건한 점 등을 고려하면 장기간 사회적 격리가 불가피하다는 판단이다”고 말했다.

◆선고 전망= 법조계에서는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쟁점이 됐던 지난해 5월 10일과 12일 회동 녹취록, 제보자 이모 씨의 진술 등이 유·무죄 판단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 측은 “국가정보원 측이 작성한 녹취록이 수차례 왜곡했고, 제보자 진술에서도 모순이 드러난다”고 주장하고 있다.

2심 재판부가 1심 재판부와 마찬가지로 녹취록과 제보자 증언의 신빙성을 인정한다면 역시 중형 선고는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내란음모 혐의에 대한 판단 변화가 없다면 1심의 형량이 거의 유지되는 선에서 판결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재판부가 녹취록과 제보자 증언의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선고 형량이 대폭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2심 재판부는 논란이 된 ‘김근래 지휘원’ 표현과 관련해 “‘김근래 지금오는’이라는 말처럼 들리기도 한다”며 녹취록에 두 개의 표현을 나란히 적었다. 한때 논란이 됐던 ‘결사 성지’ 부분은 모두 ‘절두산 성지’로 수정하기도 했다.

또 다른 법조계 관계자는 “내란음모와 선동 혐의를 뒷받침하는 핵심 증거인 녹취록의 표현들이 중간에 많이 수정돼 혐의를 인정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이 내란음모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받고, 국가보안법 찬양·고무 혐의만 유죄로 인정될 경우 집행유예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유진 기자 yooji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