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5일 국무총리 소속의 ‘부패척결 추진단’ 출범식을 갖고 부패와의 전쟁을 선언한 배경은 세월호 참사에서 드러난 공직 및 일반 사회에 만연한 구조적 부정부패를 근절하겠다는 국민과의 약속을 실천하기 위한 조치다. 추진단은 국무총리의 내각통할권에 기초해 세월호 사고 이후 추진되고 있는 국가혁신 차원의 공직개혁을 뒷받침하기 위해 설치됐다. 법무부 검찰청 국가권익위원회 공정위원회 경찰청 등 관계부처에서 파견된 35명으로 4개팀을 꾸린 추진단은 앞으로 신설될 총리 주재 ‘부패척결 관계장관회의’를 수시로 개최하며 정부 부패척결의 두뇌 역할을 맡게 된다.

하지만 다른 사정기관들과의 업무 중복 및 옥상옥 논란도 일고 있다. 공직사회 개혁을 위한 이른바 김영란법(부정청탁 금지 및 공직자 이해충돌 방지법) 제정 등을 둘러싸고 공직사회와 정치권이 격렬한 갈등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수사권도 없는 한시적 성격의 총리 소속 특수 태스크포스 구성으로 국가적 과제인 부정부패 척결을 제도화해 성공으로 이끌 수 있을지 추진력과 실행력에 의문을 갖게 한다.

실제 국무조정실 내 공직복무관리관실, 권익위, 감사원 등 비슷한 조직들이 존재한다. 총리실은 별도 팀을 구성한 데 대해 “더욱 효율적으로 부패구조를 척결하기 위해서 정부 전체를 아우르는 기획·분석 등 총괄 역할을 할 두뇌기관이 필요하다”며 “각 부처가 역량을 결집함으로써 부처 이기주의를 벗어나 전방위적이고 종합적인 부패척결 활동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수사필요 사항이 생기면 즉시 수사기관에 이첩하고, 제도 개선이 필요한 사항은 문제점을 분석해 권익위에 의뢰하며, 공직비리 관련 사항은 관계부처에 징계를 의뢰하고, 감사원과도 적극 협력하겠다는 것이다.

추진단은 옥상옥 논란에 대해 검·경의 수사, 감사원 감사, 자체 감사 등으로 확인된 부패구조 전반에 대한 실태 조사 및 원인 분석을 통해 근본 대책을 마련하는 데 초점을 두겠다는 복안이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