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올빼미형’으로 알려진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직원들에게 “불필요한 야근을 하지 마라”고 당부했다.

윤 장관은 22일 외교부 청사에서 직원 200여 명과 가진 ‘실무 직원과의 대화’ 자리에서 “눈치보기성, 대기성 야근을 하지 마라”고 말한 것으로 23일 전해졌다. 이런 윤 장관의 발언은 워낙에 꼼꼼하고 심야 회의도 잦았던 그동안의 업무 스타일과는 다소 대조되는 언급이라는 점에서 직원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다. 윤 장관이 외교부 간부들과 종종 하는 장시간 심야 회의는 이른바 ‘콘클라베’(교황을 선출하는 추기경들의 비밀회의)로 불려 왔다. 그러나 윤 장관은 최근 들어 가급적 심야 회의를 지양하고 있으며, 이날도 직원들에게 ‘일과 가정의 양립’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의 한 직원은 “불필요한 주말 근무나 야근은 장관 본인도 원하지 않는다는 취지였다”고 전했다. 윤 장관은 2시간여 동안 진행된 이날 대화에서 그간의 성과를 격려하고 평소 부처 업무와 향후 정책 방향 등을 비교적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이야기했다고 외교부 관계자들은 전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직원들에게 4일 이상 휴가를 쓰라는 독려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장관 자신도 미얀마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 이전인 8월 초에 나흘가량 휴가를 갈 것으로 전해졌다.

방승배 기자 bs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