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돌출된 잇몸으로 고통받으며 ‘잇몸녀’라 놀림받던 ‘렛 미인4’ 출연자 박동희 씨의 수술 전(왼쪽 사진)과 수술 후(오른쪽) 모습. 방송화면 캡처

매주 목, 금요일이 되면 낯선 이름이 주요 포털사이트 검색어 순위 상위권에 오른다. ‘잇몸녀’ ‘노안녀’ ‘거유녀’와 같은 자극적인 검색어도 눈에 띈다. 목요일 밤 방송되는 케이블채널 스토리온 ‘렛 미인(Let 美人)4’의 효과다.

2011년 겉모습을 바꾸기 위한 단장을 뜻하는 ‘메이크오버’ 쇼를 표방하는 ‘렛 미인’이 등장할 때만 해도 대중의 반응은 호기심과 거부감이 ‘반반’이었다. “성형 공화국이라 불리는 나라에서 성형을 부추기는 방송이 등장했다”는 매서운 질타가 이어졌다. 하지만 ‘렛 미인’은 3년간 명맥을 유지하며 4번째 시즌에 돌입했다. 대중의 반응은 호기심은 커지고 거부감은 줄었다.

검색어 순위 상승과 엄청난 기사 댓글로 대변되는 체감 인기 외에도 시청률조사기관 닐슨코리아와 CJ E&M이 공동개발한 콘텐츠 파워지수에서도 1위(6월 9∼15일)를 차지하며 객관적 인기를 입증했다.

‘렛 미인’은 크게 세 단계로 구성된다. 출연자들의 안타까운 사연이 시작이라면 그들의 놀라운 외적 변화를 보여주는 것이 두 번째 단계다. 그리고 마지막 단계는 외모 변화를 통해 마음의 병을 치유하고 새로운 삶을 개척하는 이들의 청사진을 제시하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제작진은 “성형을 부추긴다”는 지적에 대해 “마음까지 치료하는 재건 성형이다”고 당당히 답한다.

‘렛 미인’에는 수천 명의 지원자가 몰린다. 수천만 원에 이르는 수술비를 감당할 수 없는 이들에게 ‘렛 미인’은 분명 기회이자 희망이다. 그래서 때론 사연을 조작하는 경우도 있다. 지난해에는 방글라데시 여성이 거짓 사연을 들고 출연했다가 들통 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제작진은 보다 철저히 지원자들의 사연을 검증한다.

시즌1부터 ‘렛 미인’을 이끌고 있는 박현우 PD는 “5번 이상 검증 과정을 거쳐 참가자를 선택한다”며 “홈페이지에 올라온 사연을 점검한 뒤 서류를 보고 적절한 참가자를 고른다. 이후 제작진과 두 번 정도 미팅을 한 다음 MC, 의사들과 인터뷰를 한다. 그리고 실제 촬영을 나가 사연의 진위를 재차 검증한다”고 밝혔다.

프로그램의 본래 취지를 살리기 위해 내과와 정신과 의료진을 보강한 점도 눈에 띈다. 외모를 바꾸기 위해서는 외과 수술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신체를 절개하는 과정 중 무리가 가지 않도록 내과적 조치도 필히 동반돼야 하고 성형이라는 큰 수술을 앞둔 출연진의 마음을 안정시키는 정신과 의사의 역할도 중요하다. 최종 수술 대상자로 선정되지 못한 지원자에게 무료 심리상담도 해준다. 박 PD는 “기존에는 외과적인 부분에 중점적으로 공을 들였지만, 이번 시즌에는 내분비내과 등 내과 의사들도 함께해 참가자의 치료에 신경을 썼다”며 “참가자를 도울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렛 미인’을 바라보는 차가운 시선은 여전히 존재한다. 프로그램 특성상 외모의 변화가 최선의 치료책으로 여겨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CJ E&M 관계자는 “성형이라는 소재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있지만 이를 남용하는 것이 아니라 ‘의료’의 목적으로 잘 활용해 왔기 때문에 ‘렛 미인’이 명맥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