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은 권은희(40) 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이 위증으로 고발된 사건을 각하 처분한 것은 절차상 문제가 전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위증죄의 객관적 정황이 드러난 상황에서 검찰이 소극적으로 대응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검찰이 밝힌 사건 종결 이유는 고발인이 처벌 의사를 표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검찰 관계자는 “언론 등을 통해 위증 혐의를 수사해야 한다고 말한 것은 중요하지 않고, 고발 사건에서 검찰에 확실한 의사를 전달해야 한다”고 말했다. 검찰은 현재 권 전 과장의 위증 혐의에 대해서 수사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또 다른 고발이 제기될 경우 통상적 절차에 따라 수사를 진행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법원에서 명백히 허위라고까지 밝힌 사안에 대해서는 수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특히 권 전 과장이 1심 재판에서 진술한 내용에는 객관적 사실과 명백히 배치되는 진술도 드러난 바 있다. 권 전 과장은 “서울경찰청이 아이디와 닉네임을 빼고 수서경찰서에 국가정보원 여직원 하드 디스크 분석 자료를 제공해 자정에 가까운 시간에 강력하게 항의해 받아왔다”고 진술했지만, 서울경찰청에서 1차로 송부한 하드디스크에 아이디와 닉네임이 들어가 있는 사실이 확인됐다. 검찰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진술이 잘못됐음을 인정하고 재판 도중 공소장을 변경한 바 있다. 형법상 위증죄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 모해위증죄는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권 전 과장이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을 처벌받게 할 목적으로 위증을 했으면 모해위증죄를 적용할 수도 있다”며 “국회의원이 되겠다고 나온 사람이기 때문에 이러한 부분에 대해서도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권 전 과장은 국회의원이 되더라도 위증죄로 기소돼 집행유예 이상 형을 선고받으면 의원직을 상실할 수 있다.

김병채 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