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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월 2회 일요일 대형마트를 강제로 쉬도록 규정한 조례를 바꾸는 지방자치단체들이 늘어나고 있다. 대형마트 의무휴업을 강제한 유통산업발전법(유통법)이 갈수록 현실과 괴리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통시장과 ‘동네 슈퍼’를 살리기 위한 취지였지만 실제 이들의 매출 향상에 별 도움을 주지도 못하면서 주민 불편만 가중시킨다는 이유에서다.

9일 지자체와 유통업계에 따르면 김포시는 오는 23일부터 대형마트와 준 대규모 점포의 의무휴업일을 매월 둘째·넷째 일요일에서 둘째·넷째 수요일로 변경해 운용키로 했다. 김포시는 지난해 개정한 ‘대규모·준 대규모 점포의 등록제한 등에 관한 조례’에 근거해 유통업상생발전협의회 심의를 거쳐 이같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현행 유통법(제12조의 2)에는 매월 공휴일 중에서 이틀을 의무휴업일로 지정하되, 이해당사자와 합의를 거칠 경우 공휴일이 아닌 날을 의무휴업일로 지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김포시 관계자는 “인구 32만 명의 시에 대형마트가 3개밖에 없어 그동안 주민들의 불편이 컸고 시에 등록된 전통시장들도 통상적인 개념의 전통시장이 아니라 개별 상가들이 모여 있는 형식으로, 전통시장이 사실상 없는 시의 특성이 반영된 결과”라며 “대형마트에 물건을 납품하는 지역 내 기업들의 생계 문제도 작용했다”고 말했다.

김포시에 앞서 경기 남양주시도 지난 4월부터 의무휴업일을 수요일로 변경해 실시하고 있고, 오산시와 하남시, 포천시, 충남 보령시, 강원 강릉시와 삼척시 등도 동참하고 있다.

이처럼 지자체들이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을 평일로 바꾸고 있는 것은 대형마트 의무휴업 시행 2년이 지났음에도 실효성에 의문이 계속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진욱(경제학) 연세대 교수팀이 조사한 ‘대형소매점 영업제한의 경제적 효과 분석’에 따르면 일요 휴무로 대형마트들의 매출은 월평균 2441억 원 감소했지만, 이 중 전통시장과 중소상인에게 돌아간 매출액은 5분의 1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됐다.

그에 반해 소비자들의 불편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지자체 한 관계자는 “대형마트 일요휴무로 주민들이 전통시장을 찾는 게 아니라 문을 연 인근 지자체 대형마트로 가거나 평일에 미리 대형마트를 이용하는 등 제도 실효성이 떨어지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지자체들은 대형마트의 의무휴업일을 평일로 옮기는 대신, 일요일 영업에 따른 매출 증가분의 일정분을 전통시장을 지원하는 데 활용토록 하는 방안 등을 모색하고 있다.

임대환 기자 hwan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