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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당신을 모든 세상보다 훨씬 사랑합니다. 당신의 부드러운 팔, 당신의 황홀한 입술, 당신의 비할 데 없는 가슴…, 내게는 너무나 소중합니다(1910년 12월 24일).”

일반에 50년 만에 공개되는 미국의 29대 대통령 워런 하딩(왼쪽 사진)의 화끈한 비밀불륜 연애편지가 화제다. 거의 1000페이지에 달하는 하딩 전 대통령의 연애편지는 노골적인 성적묘사가 곳곳에 등장하고 있어 미국민들의 눈길을 붙잡고 있다.

8일 미국 의회도서관에 따르면 오는 29일 하딩 전 대통령의 연애편지가 일반에 공개될 예정이다. 수신자는 하딩 전 대통령의 정부로 알려져 있는 캐리 풀턴 필립스(오른쪽)다. 하딩이 45세였을 때 필립스는 37세 유부녀였다. 필립스는 하딩 전 대통령의 친한 친구 아내로, 둘은 불륜관계를 15년 넘게 유지했었다. 의회도서관측은 “하딩 전 대통령의 비밀편지들의 보관 및 공개와 관련된 토론회를 오는 22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애편지는 호칭부터가 심상치 않다. 하딩 전 대통령은 자신을 남성의 성기를 의미하는 속어인 ‘제리(Jerry)’로, 필립스를 여성의 성기를 나타내는 ‘포우터슨 부인(Mrs. Pouterson)’이라고 은유적으로 묘사했다. 1912년 1월 28일자 편지에서 그는 “당신의 눈과 입, 흔들리는 허벅지를 사랑합니다”라고 필립스에게 썼다. 하딩 전 대통령은 1913년 9월 15일에는 “제리는 왔고, 가지 않을 것이다. 그는 당신을 사랑한다고 말한다. 당신은 이 세상에서 사랑할 만한 가치가 있는 유일한 사람이다”라고 언급했다.

하딩 전 대통령과 필립스의 불륜관계는 1905년에 시작됐다. 하지만 그가 대통령에 오르기 직전에 관계가 청산됐다. 1921년부터 1923년까지 2년 동안 재임했던 그는 임기 중에 시애틀에서 식중독에 걸려 58세로 사망했다. 여성편력이 심했던 하딩 전 대통령을 부인인 플로렌스 클링 더 월프 여사가 독살했다는 소문도 있었지만 사실은 아닌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라이딩스-매기버 대통령 여론조사팀의 평가에 따르면 그는 역대 미국 대통령 중에서 ‘최악의 미국 대통령’으로 손꼽힌다. 필립스와의 관계도 추악한 모습으로 끝났다. 그가 대통령 후보로 지명되자 필립스 부부는 불륜관계를 폭로하겠다고 협박해 거액을 갈취한 것으로 전해졌다.

필립스는 하딩 전 대통령의 연애편지를 사망 시까지 간직했다. 1960년 필립스 유품에서 연애편지가 발견되자 필립스의 딸은 전기작가에게 일부를 넘겼다. 미국 대통령의 명예에 어울리지 않는 내용 공개를 우려한 하딩 전 대통령의 조카가 오하이오 법원에 소송을 걸었고 1964년 재판부로부터 공개금지 판결을 받아냈다. 하딩의 조카는 의회도서관에 연애편지를 2014년 7월 29일까지 50년 동안 공개하지 않는 것을 조건으로 기증했다.

워싱턴=이제교 특파원 jkle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