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은 지난 4월 16일 세월호 참사 발생 이후 3개월 동안 사고 원인 및 선원·선사·해경의 과실,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 비리, 해운업계 전반의 구조적 비리 등에 대해 전방위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검찰은 사고 원인과 과실·비리 수사에서 상당한 성과를 내고 있지만 핵심 인물인 유 전 회장 부자를 검거하지 못했다.

◆ 인천지검 = 유 전 회장 일가 비리 수사를 전담하고 있는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2차장검사)은 현재까지 유 전 회장 부자 도피를 도운 혐의로 구원파 신도 등 10여 명을 구속했으며, 계열사 대표 8명을 배임 등 혐의로 기소했다. 유 전 회장 부인 권윤자(71) 씨 등 가족들도 배임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상태다. 검찰은 유 전 회장 일가 재산 540억 원 상당을 추징 보전하고 계열사 명의 재산 1100억 원에 대해서도 압류조치했다.

유 전 회장의 검거에 실패한 검·경은 밀항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최근 브로커들을 상대로 수사를 벌이고 있다. 특히 중국 밀항 브로커에게 “한국 정치인이 망명할 테니 밀항을 알아봐달라”고 부탁한 혐의를 받고 있는 국내 브로커를 대상으로 유 전 회장과의 관계를 캐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밀항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지만 해외에서 유 전 회장이 발견된 정황도 전혀 없다”며 “여전히 국내에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검거를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 부산지검 = 부산지검은 지난 4월 23일 한국선급 본사를 전격적으로 압수수색하면서 해운비리의 전반적인 수사를 시작해 70여 일 만에 한국선급과 해양수산부(옛 국토해양부), 해양항만청 전·현직 직원, 선사 대표, 선박안전관리대행업체 대표 등 10여 명을 구속했다. 그러나 선박검사를 부실하게 하거나 눈감아 주고 각 선사로부터 뇌물을 받은 의혹에 대해서는 아직 정확하게 밝혀진 게 없다. 다만 포괄적인 편의 제공 대가 등으로 금품이나 향응이 오간 것을 확인했다. 금액도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 수준이다. 한국선급과 해운 관련 비리를 수사중인 부산지검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배성범 2차장)는 그동안 선박 검사기관인 한국선급의 최고위층이었던 오공균(63) 전 회장 등 한국선급 전·현직 간부 6명을 뇌물공여, 업무상 배임, 배임수재, 공용서류손상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

◆ 광주지검 = 세월호 사고 원인을 수사해 온 광주지검 목포지청 검·경합동수사본부는 그동안 38명을 기소했다. 이들은 현재 광주지법과 목포지원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38명을 그룹별로 분류하면 ▲세월호 선장 및 선원 15명 ▲청해진해운 임직원 10명 ▲구명장비 점검 업체 임직원 4명 ▲화물 하역 업체 임직원 2명 ▲운항관리자 2명 ▲해경 2명 ▲항만청 직원 2명 ▲한국선급 검사원 1명 등이다.

현재는 광주지검에 꾸려진 해경전담수사팀(팀장 윤대진 형사2부장)이 해경의 초기 대응 부실 등을 수사하고 있다. 전담팀은 그동안 목포해경 소속 123정에 탄 해경 13명 전원을 비롯해 특공대, 항공구조사, 목포해경 및 서해지방해경청 상황실 관계자, 진도 해상교통관제센터(VTS) 직원 등 수십 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이 과정에서 사고 당시 근무를 태만히 하거나 CCTV 기록을 삭제한 혐의(직무유기 등)로 진도 VTS 직원 2명이 구속됐다.

정유진 기자 yoojin@munhwa.com
광주 = 정우천 기자 sunshin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