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민선6기 지방자치단체장과 직선 2기 교육감들이 일제히 취임식을 하고 공식 업무에 들어간 1일 서병수(왼쪽) 부산시장과 김석준 부산시 교육감이 각각 시청 녹음광장과 시교육청 대강당에서 취임식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보수 지방자치단체장과 진보 교육감이 힘을 합친 부산 교육정책의 새로운 중도실험이 성공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부산의 첫 진보 성향 교육감으로 당선, 지난 1일 취임한 김석준 교육감은 ‘꿈을 키우는 신나는 교육’ ‘감성을 가꾸는 건강한 교육’ ‘함께 만드는 행복한 교육’ 등 보수, 진보를 모두 아우르는 교육개혁안을 제시했다. 김 교육감은 기자회견 등에서 “교육에는 보수, 진보의 구분이 있을 수 없다는 것이 소신”이라며 “후보자 7명 중 제가 얻은 득표율은 35%에 불과한 만큼 교육을 걱정하는 65%의 시민들 생각도 항상 염두에 두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김 교육감은 최근 서병수 신임 부산시장과 만나 6개 교육정책방향에 합의하고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키로 했다. 6개항은 특성화고 활성화, 외국어 교육 강화, 진로교육체험센터 설립, 지역 간 교육격차 해소, 예산상황을 고려한 무상급식의 단계적 확대 등이다. 특히 지금까지 시장과 교육감은 매년 2회 정기모임(교육행정협의회)을 가졌지만 앞으로 4회로 늘리고 현안이 발생하면 수시로 만나기로 했다.

서 시장은 “부산의 미래비전과 일자리 창출 실현 등을 위해 교육청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고, 김 교육감도 “시민들도 글로벌시대에 맞는 교육을 받아 부산 발전에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화답했다. 이 같은 행보는 전국에서 보수단체장 및 지방의회와 진보교육감의 충돌이 예상되는 가운데 신선한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김 교육감은 교육정책에 대해서도 다른 진보교육감들과 차이를 보이기도 했다. 김 교육감은 “‘학생인권조례제정’이 아니라 학생, 교사, 학부모 등 3자 모두의 인권개선정책이 필요하다”며 “이 중에서도 갈수록 추락하는 교권회복이 더 중요해 교사의 ‘긴급 지도권’을 도입하고, 전담인력을 확충해 공문서 처리와 행정 잡무를 대폭 줄이겠다”고 강조했다. 또 “조례 제정이 능사가 아니라 교육적 해결을 위한 자율적 협약이 더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무조건 평등성 교육이 아니라 공부를 잘하는 학생들은 더 잘할 수 있도록 학력신장 분위기도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또 무려 700개에 달하는 이벤트성의 정책사업과 전시적 교육행사를 대부분 없애 그 예산으로 체험 및 인성교육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부산형 혁신학교’의 단계적 도입에 대해서도 먼저 초등학교를 중심으로 의욕적인 교사의 자율권을 대폭 보장하는 방안으로 실시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상당수 교육청 간부와 일선 교사들은 “신임 교육감이 일선 교육현장의 어려움과 문제점을 대부분 잘 파악하고 방향을 제시해 부산 교육의 대변화에 대한 기대가 크다”며 “부산시장과의 상생협력도 매우 보기 좋다”고 반겼다.

전국 진보교육감 연대모임에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김 교육감은 서울대 사회학과를 졸업했으며 부산대 사회교육학과 교수 출신이다.

부산 = 김기현 기자 ant735@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