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고등학교 입시부터 중학교 내신을 절대평가로 반영하게 되는 가운데, 과학고등학교 등 특수목적고등학교들이 변별력 확보 방안을 고심하면서 전형요강 확정이 지연되고 있다. 이 때문에 학생과 학부모가 혼란을 겪으면서 사교육 입시 컨설팅 업체에 더 의존하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19일 교육부에 따르면 올해 중학교 3학년들이 치를 고입에서부터 내신 성적을 상대평가가 아닌 절대평가로 반영하는 ‘성취평가제’가 적용된다. 성취평가제는 석차에 상관없이 일정 점수를 받으면 A·B·C·D·E로 성적을 표기한다. 고입 1단계 학생부전형에서 과학고는 중학교 2·3학년 내신을 성취평가제로 반영하고, 외국어고와 국제고는 2학년 내신만 성취평가제로 반영한다.

이에 각 학교들이 신입생 선발에서의 변별력 확보를 위해 전형 방법과 전형별 반영 비율을 놓고 수정을 거듭하고 있다. 경기지역의 한 외국어고 관계자는 “학생들의 학습 부담을 낮춰주기 위해 성취평가제가 도입됐지만, 전교생의 대다수가 성적 A·B를 받는 등 대학의 학점 인플레 현상처럼 학생들의 점수를 신뢰할 수 없는 점이 있다”면서 “최대한 변별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전형 요소별 비율과 면접 방법 등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 4월 서울의 한 외고는 입학설명회를 개최했지만, 전형요강을 확정하지 못해 서울시교육청의 전체적인 고입 전형안만 놓고 설명을 했다. 특히 과학고의 경우 당장 8월부터 원서접수가 시작되는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상당수의 학교들이 전형 요강을 발표하지 않으면서 학생과 학부모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유현진 기자 cworang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