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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아칸소주 민주당위원회에는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2014년 중간선거를 6개월 남짓 앞두고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소속 현직 마크 프라이어 상원의원의 지지율은 44%를 기록했다. 반면에 도전자인 공화당 후보 톰 코튼 하원의원은 56%로 나타났다. 불과 1개월 전만 해도 상황은 정반대였다. 뉴욕타임스(NYT)가 4월 중순에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프라이어 상원의원은 46% 대 36%로 코튼 후보를 앞섰다. 하지만 이제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운 처지다. 하버드 법대를 졸업한 코튼 후보는 36세로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전쟁 참전용사다. 전직 아칸소주 검찰총장인 프라이어 상원의원의 나이는 51세, 아버지가 아칸소 주지사를 지냈던 정치 명문가 태생이지만 ‘젊은 돌풍’의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그가 낙마하면 사실상 미국 동남부 지역에서 민주당 상원의원은 멸절된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주지사로 있었던 아칸소주는 민주당 유풍이 남아 있는 곳이지만 최근에는 공화당 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다. 올해 미국 중간선거는 1914년 제17회 헌법개정에 따른 상원 직접선거 실시 이후 100년 만에 이뤄져 각별한 정치사적 의미를 담고 있기도 하다.

◆상원 36석, 공화당 먼저 미소를 짓다

공화당의 돌풍은 아칸소주만이 아니다. 미국 선거 예측에서 족집게 분석으로 명성을 날리는 퓨 리서치가 USA투데이와 공동으로 실시한 조사(4월 23∼27일, 전국 성인 1501명 대상)에 따르면 ‘오늘 중간선거가 치러진다면 어느 당 후보를 지지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47%가 공화당이라고 답했다. 민주당 후보 지지는 43%로 4%포인트 격차를 보였다. 지난 연말만 해도 민주당 후보가 46%, 공화당 후보는 44%였다. 1%포인트 차이만 나도 승리자가 바뀌는 상원의원 선거에서 민심의 흐름이 4개월 만에 바뀐 셈이다.

올해 미국 중간선거의 최대 관전 포인트는 상원의 향배다. 현재 민주당이 55석(민주당 성향 무소속 2석 포함)으로 다수당인 상원에서 공화당이 승리하면 워싱턴의 정치 지형은 완전히 달라진다. 50개 주에서 2명씩 전체 100석인 상원에서 미국은 올해 36명을 새로 뽑는다. 6년 임기인 상원의원들은 클래스1(33석), 클래스2(33석), 클래스3(34석)로 나뉘어 3분 1씩 돌아가면서 선거를 치르는데 올해는 임기가 2015∼2020년인 클래스2 차례다. 여기에 클래스3에 속해 있던 3석의 특별선거가 함께 진행된다. 톰 코번(오클라호마) 의원은 은퇴를 선언했고, 짐 드민트(사우스캐롤라이나) 의원은 헤리티지재단 이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대니얼 이노우에(하와이) 의원은 지난 2012년 사망해 이번에 새로 상원의원을 선출한다.

◆콜로라도 등 9개 키 스테이트에 달렸다

8일 워싱턴포스트(WP)는 11월 4일 치러지는 중간선거가 끝나면 상원에서 공화당이 53석, 민주당이 47석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공화당 후보들은 선거가 없는 클래스1과 클래스3의 30석을 제외하고 클래스2의 15개 주와 클래스3의 2개 주 등 17석에서 75% 이상 당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에 민주당 후보가 75% 이상 당선 가능성이 있는 주는 클래스3의 하와이를 포함해 클래스2의 9개 주 10석에 그쳤다. 따라서 올해 선거를 치르는 36석 중에서 당락의 윤곽이 확실한 27석을 제외하고 나머지 9석을 어느 당이 가져가는가에 따라 상원 다수당이 달라지게 된다. ‘키 스테이트(Key state)’로 분류되는 9개 주는 아칸소, 알래스카, 콜로라도, 아이오와, 루이지애나, 미시간, 몬태나, 뉴햄프셔, 노스캐롤라이나주 등이다. WP 분석을 보면 이들 9개 주에서 공화당이 우세인 6곳, 민주당에 승산이 있는 지역은 3곳이다. 특히 아칸소와 알래스카, 미시간주는 공화당, 콜로라도와 뉴햄프셔주는 민주당이 우세지만 각각 당선 가능성이 50%대를 보이고 있어 키 스테이트 중에서도 언제 유력 후보가 뒤바뀔지 모르는 ‘키 파이브(Key 5)’로 분류된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미국의 2014년 중간선거 지도는 민주당 상징인 파란색보다는 공화당 상징인 붉은색으로 점점 물들어 가고 있는 양상이다.

◆435석 하원은 공화당, 오바마의 여소야대 위기

복잡한 상원 선거와는 달리 하원 선거 구도는 명확하다. 양당제인 미국은 2년마다 하원 435석을 모두 교체한다. 하원의원은 인구비례로 72만 명 중에서 1명을 선출한다. 지금까지 WP를 비롯해 NYT, USA투데이 등 모든 언론매체 분석에서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할 것으로 예상한 여론조사 결과는 없다. 대이변이 없다면 현재 233석을 쥐고 있는 공화당은 하원을 무난히 수성할 것으로 관측된다. 관심은 공화당이 몇 석 차이로 민주당을 따돌리는가에 모아진다. WP는 하원 선거 결과를 공화당 240석 대 민주당 195석으로 전망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하원과 상원을 모두 내주면 급격한 레임덕(임기 말 권력누수) 위기를 맞게 된다. 2016년까지 2년 동안을 거의 모든 입법과정에서 공화당 보수주의자들의 벽에 부딪혀 백악관의 고독한 흑인 대통령으로 승산이 희박한 싸움을 해야 한다. 우크라이나 사태에서도 러시아에 밀리고 있는 데다 중동평화와 북한핵 문제도 뚜렷한 진전이 없고,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도 언제 타결될지 몰라 외교·안보와 국제경제 정책에서도 뚜렷한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 상태다. 퓨 리서치는 “결국 2014년 중간선거는 일자리, 오바마케어, 재정적자의 세 가지가 핵심 이슈”라면서 “현재의 각종 지표들은 민주당원들의 기세를 약하게 만들고 있다”고 평가했다.

워싱턴 = 이제교 특파원 jkle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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