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경찰이 평소 인명구조 훈련을 소홀히 한 탓에 여객선 진도 침몰 참사 발생시 초동대처에 실패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2일 해양수산부, 해양경찰청 본청 등에 따르면 서해지방해양경찰청 등 각 지방해양경찰청은 해양사고 대응 능력을 향상한다는 목적으로 연4회의 해상종합훈련을 실시하고 있으며 이 훈련은 항해, 안전, 병기, 정비, 전기전자, 통신, 방제 등으로 나눠 실시되고 있다.

이들 훈련 가운데는 인명구조 분야도 일부 포함돼 있다. 하지만 실제 경비함 승조원들은 단정을 이용해 익수자를 물에서 끌어올린 후 응급조치하는 훈련만 받을 뿐 침몰하거나 전복된 선박에 진입해서 인명을 구조하는 훈련은 받지 않고 있다.

해경의 해상종합훈련은 또 중국어선의 불법 조업 단속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상대적으로 조난사고에 대한 대응 능력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한 전직 해경 간부는 “지휘부가 단기 성과에 잡착하다 보면 인명구조 분야를 등한시하기 마련”이라며 “세월호 침몰 사고 현장에 출동한 경비함 승조원들이 선실에 진입하지 못한 채 허둥대다가 ‘골든 타임’을 놓친 것은 평소 인명구조 훈련을 거의 받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해경은 그나마 유류비 부족 등을 이유로 지난 2010년에는 해상종합훈련 기간을 4일에서 2일로 줄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처럼 구조 장비 구매에 인색한 것과는 대조적으로 해경은 지난해 145억 원을 들여 전남 여수 해경교육원 뒷산 훈련장 부지에 골프장을 포함한 체력단련장을 조성해 빈축을 사고 있다. 이 골프장은 지난달 준공될 예정이었으나 세월호 침몰 참사로 무기한 연기된 상태다.

인천 = 이상원 · 목포 = 정우천 기자 ysw@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