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 해양경찰이 여객선 진도 침몰 참사 당시 소속 경비함정 21척 가운데 단 1척만 파견한 것으로 나타났다. 3분의 2 가량이 사고 당시 목포 해경 전용부두에 정박 중이었거나 수리 중이었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야 할 해경함정이 제대로 운용되지 못한 채 낮잠만 자고 있었던 셈이다.

2일 해경 관계자에 따르면 목포 해경에 배속된 경비함정은 21척으로 이중 사고 당일 3000t급 1척, 1500t급 1척, 1000t급 1척을 비롯해 100∼300t급 4척 등 함정 9척만 해상에서 경계 운항 중이었으며, 나머지 14척 중 11척은 목포 해경 전용부두에 정박해 있었고 1척은 수리 중이었다.

운항 중인 7척의 함정 중에서도 1000t급 이상 큰 배는 먼바다에 나가 있어 사고해역 긴급출동이 불가능한 상태였으며, 사고 해역에 가깝게 있던 100t급 123정 1척만 긴급 출동해 구조에 나섰지만, 이마저도 직접 바다에 빠진 사람을 구하는 인명 구조에 나선 선박은 123정에 실려 있던 7인승 고무보트 1척이 전부였다.

해경 내부 관계자는 이 정도 사고에 통상적으로 4∼5척의 함정이 사고 선박에 동시에 접근할 수 있을 정도로 해상 함정 포진이 중요한 데 사고 당일 출항해 있던 함정 숫자도 적었을 뿐만 아니라 대부분 불법 조업 중국 어선 단속에 내몰리면서 연안 경계 구호에 허점을 드러낸 것이라고 말했다.

해경 관계자는 “함정 운용을 하면서 비교적 큰 배들은 배타적경제수역(EEZ) 경비에 나서고 소형 함정들이 연안을 지키는 방식인데, 이례적이지만 이날은 화재발생에 따른 대비를 위해 전용부두에 함정을 모아놓고 벌이는 ‘정박훈련’ 중이었다”고 답변했다.

한편 목포 해경은 특히 사고 당일인 지난 4월 16일부터 이틀간 중국어선 불법조업 집중 단속 기간으로 정해 놓고도 대부분의 함정을 출항시키지 않아 형식적으로 진행된 ‘서류상 단속’에 머물렀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목포 = 박팔령 기자 park8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