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슬픔 함께” 1일 오전 경기 안산시 화랑유원지에 마련된 정부합동분향소에서 세월호 사고 희생자 유가족들이 실종자 가족들을 위로하기 위해 진도로 출발하는 버스에 탑승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세월호 사고 희생자 유가족들이 실종자 가족들을 위로하기 위해 진도로 출발했다.

1일 오전 9시 경기 안산시 단원구 초지동의 정부 합동분향소가 차려진 화랑유원지 제2주차장에서 160명이 넘는 단원고 학생 유가족들은 40인승 대형버스 5대에 나눠타고 팽목항으로 출발했다. 이들은 이날만큼은 아들과 딸의 영정과 위패를 잠시 뒤로하고, 같은 슬픔에 잠겨 있을 진도 팽목항의 실종자 가족을 만나려고 5시간이 넘는 길을 다시 떠났다.

한 학부모는 “저 밑에 있는 사람들이 하루빨리 아이를 찾도록 돕기 위한 것”이라며 “이제 밑에 있는 사람들은 소수, 여기 있는 사람들이 다수가 됐다”며 “다 같이 내려가서 힘을 모아 싸울 수 있는 부분이 있으면 싸워서 정부가 빨리 구조작업을 할 수 있게 하려 한다”고 했다.

이날도 세월호 침몰 사고가 난 지 2주가 지난 가운데 안산 화랑유원지 정부 합동분향소에는 여전히 추모 물결이 이어졌다. 화랑유원지 정부 합동분향소는 하루 24시간 조문을 받고 있으며, 이날 오전 10시 현재 전국에서 이곳을 다녀간 조문객은 5만1000여 명에 달했다.

안산은 아깝게 희생된 넋을 위로하기 위해 몰려드는 직장인, 주부, 학생, 노인 등 각계각층의 조문객들로 연일 붐비고 있다. 이날도 학생들의 영정이 놓인 분향소 제단 위에는 조문객들이 헌화한 국화꽃이 하염없이 쌓여만 갔다.

특히 먼저 간 친구, 선후배들을 조문한 단원고 학생들은 영정사진을 한 명 한 명 천천히 살펴보다 이내 가슴속에서 흐르는 뜨거운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단원고 1학년 김모 양은 “평소 친하던 언니의 영정사진을 이곳에서 보니 가슴이 미어진다”며 “다시는 볼 수 없지만 좋은 곳에서 부디 행복하길 빈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한 어머니는 ‘실종자를 기다린다’는 뜻의 노란 리본으로 묶은 꽃을 제단 위에 올리고는 학생들의 영정사진을 한참 동안 바라보다 “이 아이들 불쌍해서 어떡하느냐”며 끝내 뜨거운 눈물을 훔쳤다.

하루 앞서 30일 오후에는 고려대 안산병원에 입원 치료 중이던 2학년 학생 74명 가운데 70명이 병원에서 퇴원한 뒤 곧바로 분향소를 찾아 울음을 터뜨리며 단체로 조문, 지켜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이들은 현재 별도 장소에서 심리안정과 회복지원 프로그램에 참가 중이다.

분향소에는 현재까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황창규 KT회장, 김창근 SK이노베이션 회장, 조환익 한국전력공사 사장 등 기업인과 정치인 등이 조용히 이곳을 다녀갔다.

한편 안산 단원고는 1일부터 교과수업에 들어갔다. 이날 1학년·3학년 학생을 비롯해 수학여행을 떠나지 않은 2학년생 13명도 일단 교과 수업에 참여했으며, 앞으로 상황에 따라 변경될 수 있다.

백성현 경기도교육청 지원국장은 “학교 정상화를 위해 오늘부터 1∼3학년에 대해 교과수업을 진행한다”고 말했다.

안산 = 송동근 기자 sd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