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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훈 한국규제학회 회장(산업연구원장)은 22일 “의원입법을 ‘황사’에 비유한 발언은 철회할 생각이 없다”고 했다.

그는 지난 3월 20일 청와대에서 열린 1차 규제개혁장관회의에서 규제를 ‘진드기’와 ‘먼지’에 비유했다. 그는 “봄이 되면 이불 속에 있는 진드기를 털고, 낡은 옷들을 옷장에 넣고 산뜻한 봄옷으로 갈아입어야 한다”며 “오늘 회의가 마치 나쁜 진드기 규제를 몰아내고 낡고 오래된 규제들을 벗겨내는 대청소가 아닌가 생각했다”고 했다. 이어 “봄 대청소만 한다고 해서 규제 문제가 다 해결되지 않고, 새로운 먼지가 들어오기 때문에 청소는 매일매일 또 해야 한다”면서 “황사와 같은 존재가 저희 규제학회로서는 의원입법”이라고 했다.

박근혜 대통령도 회의 말미에 “의원입법을 통한 규제 신설을 잘 관리하지 않으면 반쪽짜리 규제개혁이 되고 만다”고 거들었다. 대통령까지 나서자 전병헌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는 “삼권분립에 기초한 국회의원 입법활동을 규제하겠다는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김 회장은 이에 대해 “의원입법은 황사처럼 청소하는 사람한테는 컨트롤하기 어려운 존재이지 않으냐”고 반문했다. “다른 먼지들은 문을 닫고 여러 가지 조치를 하고 대응할 수 있지만, 나의 노력과는 상관없이 외부에서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의원입법이라서 황사 같은 존재라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중에 좀 과하지 않았냐는 의견도 있었는데, 대부분 주변에선 격려해 주더라”고 전했다. 그는 “입법 목적이 아무리 훌륭하더라도 그 부작용이나 이해당사자한테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지 않으면 문제가 있다는 뜻으로 한 것”이라며 “그런 점에선 그 발언을 철회할 의사가 없다”고 재차 못 박았다.

그는 7시간짜리 끝장토론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규제개혁을 국가적 어젠다로 확 올려놓는 데는 일단 성공했다는 것이다.

“처음엔 우리도 그 끝장토론의 진정성과 실효성에 대해 의심했었어요. 현 정부 들어 나도 청와대 주관의 회의에 몇 번 참석했는데, 대개 공무원들이 준비하면 사전에 잘 짜놓은 시나리오대로 흘러가는 스타일로 하잖아요. 그런데 이번에는 굉장히 솔직한 토론이 이뤄졌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