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선 진도 침몰 참사 발생 7일째인 22일 세월호 구조가 급물살을 타고 있는 전남 진도군 조도면 병풍도 북방 17.3㎞ 지점 사고 해역에 수색 작전에 투입된 청해진함의 분위기는 긴박했다. 세월호는 이미 선체가 수면에서 20m 밑으로 가라앉아 그 형태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선체 머리 쪽에 떠 있는 흰색 부표 두 개만이 참사의 현장을 가리키는 유일한 지침표였다.

해군 해난구조대(SSU) 소속 잠수요원들은 쉴새 없이 자맥질했다. 유속이 가장 느려져 실종자 수색의 최적기로 판단되는 소조기인 만큼 사력을 다해 수색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세월호가 침몰한 곳 해상에는 지난 20일부터 바지선이 계류 중이다. 잠수부들은 하루 3∼4번의 정조시간에 맞춰 물에 들어갔다 나온 뒤 바지선에서 헐떡이는 숨을 토해내고 있었다. 바지선에서는 구조현장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보는 학부모 대표들이 가슴이 바짝바짝 타는지 두 손을 모은 채 수색 현장을 바라보고 있었다.

사고지점으로부터 1마일(약 1.609㎞), 3마일, 7마일, 10마일 해역에는 해군정 및 해경정, 민간 어선 등이 4중으로 배치돼 혹시 발견될지 모를 시신과 부유물을 수색했다. 민간 레저요트도 수면 위 부유물을 찾았다. 오징어잡이 어선은 조명을 이용해 수색에 힘을 보탰다.

구조 작업은 시신이 대량으로 발견되고 있는 세월호 4층 선미 우현에서 집중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4층은 8인실 2등 격실로, 사고 당시 여학생의 숙소였던 ‘패밀리룸’ 구역이다. 전날부터 여학생의 시신이 다수 발견돼 인양되고 있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이날 직접 시신을 인양해 올라온 박주흠(37) SSU 상사는 “4층 선미 쪽 현창을 깨고 수색해 시신을 인양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구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SSU 고위 관계자는 “사고 해역에는 약 4번의 정조시간이 있지만, 고조에서 저조로 넘어가는 오전 5∼8시와 오후 5∼7시 사이에만 제대로 된 구조가 가능하다”며 “다른 시간 때는 정조라고 하지만 구조작전을 펼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구조대의 마음을 다급하게 하는 이유는 또 있다. 바로 중성부력(물에서 뜨지도 가라앉지도 않는 것) 상태가 끝나면 시신이 바닥으로 가라앉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가로 1m, 높이 약 9m의 큰 창을 깬 뒤 잠수부들이 촉감에 의존해 시신을 찾고 있는데, 시신이 격실 밑으로 가라앉아버릴 경우 시신을 수색하고 인양하는 데 어려움이 생긴다는 것. 구조작업에 참여 중인 민간구조대 김모(42) 씨는 “날씨와 시신의 상태를 고려해 2∼3일 안에 모든 구조작업에 총력을 다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진도 = 김다영 기자 dayoung817@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