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여간 1인당 14억 원에 달하는 금액을 지원받고도 달랑 법안 1건을 처리하는 데 그쳐 역대 최악의 생산성을 보이고 있는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들에 대해 “국회 존재를 부정하는 탄핵 대상감”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또한 4월 국회도 공전을 거듭하는 상황에서 자칫 9월 정기국회가 돼서야 민생 법안이 처리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김형준(정치학) 명지대 교수는 15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국회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대표성과 입법성인데 의원들은 자신들이 누구를 대표하는지 모르고 있는 것 같다”며 “국민의 대표라고 하지만 정당과 계파를 대표해 당론이 떨어지면 무조건 따라가고 있고, 정치적 이유로 법안을 다른 것이랑 연계하면서 입법을 소홀히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교수는 “이런 식으로 가면 의회의 존재 이유를 스스로 부정하는 것인 만큼 국민들로부터 탄핵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율(정치외교학) 명지대 교수도 “지금 미방위의 행태를 정치라고 부를 수 있을지도 의심스럽다”며 “야당은 여당의 약속 파기를 이야기하기 전에 약속파기를 핑계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는 것을 반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4월 국회에서도 미방위의 정상화가 물 건너갔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가 정치권에서 나오는 가운데, ‘6·4 지방선거’ 준비와 후폭풍에 정신없을 5·6월과 7월 새누리당의 전당대회까지 ‘개점휴업’ 상태를 이어가다 9월 정기국회 때야 겨우 민생법안이 처리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처럼 비판 여론이 비등한 상황에서 4월 국회가 반환점에 도달한 이날에도 여야는 어김없이 미방위의 ‘직무유기’를 상대 탓으로 돌리는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했다.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야당의 인질정치로 민생경제 법안들이 고사될 위기에 처해있다”며 “민생이냐 정쟁이냐 정말 새정치민주연합은 명확히 답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 원내대표는 “국민 안전과 국가 안보를 위한 원자력안전법과 핵테러방지를 위한 원자력방호방재법, 보이스피싱과 대출 사기를 막기 위한 전기통신사업법, 통신비 부담 완화를 위한 이동통신 단말개선법이 왜 방송법 때문에 발목잡혀야 하는지 새정치연합은 국민 앞에 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전병헌 새정치연합 원내대표는 같은 시간 의원총회에서 “4월 국회가 정체되는 이유는 아무도, 그 무엇도 책임지지 않는 정부와 타협도 양보도 대안도 없는 여당의 책임 회피와 약속 파기 때문이라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고 맞섰다.

같은 당 박수현 원내대변인도 “미방위의 비정상화는 민간방송사의 노사 동수 편성위원회 구성 의무화를 합의해놓고도 새누리당이 뒤늦게 이를 번복한 것이 원인”이라고 밝혔다.

민병기·윤정아 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