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국회 개원 후 22개월간 달랑 법안 1건만 처리한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미방위) 소속 의원 24명이 22개월 동안 이런저런 형태로 지원받은 돈이 무려 330억여 원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인당 무려 14억 원에 이르는 돈을 지원받고도 국회의 가장 중요한 기능인 입법권을 외면한 이들 국회의원들의 ‘민폐’에 대한 국민적 비판 여론도 커지고 있다. “이런 국회의원이 필요한가” 하는 분노한 민심도 확인된다. (문화일보 4월 14일자 12면 참조)

15일 문화일보가 19대 국회 개시시점인 2012년 6월부터 2014년 3월까지 미방위 소속 국회의원들 24명의 세비와 보좌진 보수, 의원실 운영 경비, 각종 국민후원금, 출판기념회 모금액 등을 취합해 분석한 결과 이 기간 미방위원들이 챙긴 돈은 330억여 원에 달했다. 이중 국회의원 세비와 보좌진 월급, 의원실 운영 경비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해 244억8521만 원에 이르렀다. 미방위원들은 또 같은 기간 후원금으로 60억 원 이상을 거둬들였다. 문화일보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공개한 후원금 모금 현황을 확인한 결과 후원금 계좌를 개설하지 않은 최민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을 제외한 23명의 의원들이 2012년 1인당 평균 1억4252만 원씩 모두 32억7794만 원, 지난해에는 1인당 평균 1억2031만 원씩 모두 27억6713만 원을 국민들로부터 거둬들였다.

또 같은 기간 미방위원 중 7명이 출판기념회를 열어 10억 원 이상을 모았다. 출판기념회의 구체적인 모금액은 소득신고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정확한 파악이 어렵지만, 한 번 출판기념회를 할 때마다 적게는 1억 원, 많게는 2억 원씩 챙기는 점이 감안됐다. 여기에 한선교 미방위원장에게는 국회 사무처가 상임위원장에 대한 예우로 별도 지급하는 특정업무경비 항목으로 매월 600만∼700만 원씩, 22개월간 13억 원 가량이 지원된 것으로 추정됐다.

하지만 거액의 돈이 22개월간 미방위 국회의원들에게 지원되는 동안 이들은 정쟁만 일삼은 끝에 1개 법안을 제외하고는 단 한 건의 법안도 처리한 일이 없다. 현재 미방위에는 원자력방호방재법, 단말기유통법, 개인정보보호법 등 민생법안과 시급한 현안 연계 법안들이 산적해 있는 상태다. 김형준(정치학) 명지대 교수는 “미방위원들의 행태가 국회의 존재 이유를 스스로 부정하고 있다”며 “국민의 대표 역할도 못 하고 법도 만들지 않는 이런 국회의원들은 존재할 필요가 없다”고 비판했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