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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5∼26일로 확정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방한 일정에서는 한국에 대한 미국 측의 고민이 엿보인다. 오바마 대통령의 ‘아시아 투어’ 대상국이 아니었던 한국이 당초 예정과 달리 포함됐을 뿐 아니라 체류 일정과 시간 등도 국빈방문 성격인 일본 방문과 비교해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15일 정부 당국자 등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오는 23∼25일 2박3일 간의 일본 국빈방문을 마치고 25일 이른 오후 한국에 도착, 26일 늦은 오후에 말레이시아로 떠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 체류 시간은 30시간 안팎으로 예상된다. 구체적인 일정은 조율 중이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25일 오후 박근혜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갖는 데 이어 한국 전통문화를 체험하는 이벤트나 교육, 주한미군 관련 행사에 참석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번 방한이 ‘실무형 공식방문’ 성격임에도 불구하고 일본 국빈방문과 큰 차이가 없는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의 일본 국빈방문은 미·일 수교 160년에 맞춘 것이지만, 일본 체류 시간은 형식적으로는 2박3일이지만 실제로는 42시간 안팎이 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23일 늦은 오후 일본에 도착해 25일 오전 한국으로 향할 예정이다. 일본 방문 기간에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일왕 주최 만찬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정부 관계자들은 오바마 대통령의 이번 방한이 취임 후 4번째라는 점도 한국과의 동맹관계를 미국이 얼마나 중시하는지를 보여주는 증거라고 말한다. 오바마 대통령은 1기 임기 첫해였던 2009년 11월 방한한 데 이어 2010년 11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와 2012년 3월 핵안보정상회의 등을 계기로 한국을 방문했었다. 정부 관계자는 “오바마 대통령이 재임 중 이처럼 자주 방문한 나라는 한국과 멕시코 등 손에 꼽을 정도”라고 말했다.

한·미 정상회담에서 논의할 의제들도 큰 의미가 있다. 오바마 대통령의 이번 방한은 그 자체로도 확실한 대북 메시지 성격을 띠지만, 양국 정상회담에서도 북한 문제 해법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4차 핵실험 가능성을 운운하며 도발 위협을 계속하고 있는 북한에 대해 견고한 한·미 동맹을 재확인함으로써 분명한 경고 메시지를 보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양국 정상은 북한이 핵을 포기할 경우 국제사회로부터의 지원과 경제발전의 기회가 열리지만 핵을 고집할 경우 더욱 강도 높은 제재와 외교적 고립에 처할 것이라는 경고 메시지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한·일 갈등 해결과 한·미·일 공조 강화도 주된 의제가 될 전망이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이 방일 기간 동안 아베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과거사 문제와 관련한 보다 분명한 후속조치를 촉구하고 박 대통령을 만나서는 일본 측과의 대화에 전향적으로 응해줄 것을 주문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오남석·방승배 기자 greente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