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홈쇼핑 납품비리’를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 서영민)는 15일 전날 소환조사한 신헌(60) 롯데쇼핑 사장에 대해 조만간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검찰은 특히 롯데홈쇼핑 임직원들이 납품업체로부터 받은 뒷돈의 상당 부분이 회사 차원의 비자금으로 조성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져 수사 대상이 정·관계 로비로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전날 오전 9시부터 신 사장을 조사해 이날 오전 5시에 귀가조치했다. 검찰은 20여 시간의 조사 과정에서 신 사장이 2008∼2012년 롯데홈쇼핑 대표이사로 재직하던 당시 임직원들이 납품업체로부터 받은 금품의 일부를 수수한 혐의를 확인함에 따라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신 사장에 대한 조사가 상당 부분 이뤄졌다”고 말했다. 검찰은 장시간에 걸친 조사에서 롯데홈쇼핑 임직원들이 납품업체로부터 받은 수억 원대에 이르는 금품이 회사 차원의 비자금으로 조성된 정황을 포착하고 이 돈의 정확한 규모와 흐름을 규명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할 방침이다.

검찰은 신 사장이 구속기소된 전 생활부문장 이모(47) 씨 등 회사 임직원들의 비리 행위를 암묵적으로 용인하는 대신 이들이 상납하는 금품의 상당 부분을 회사 차원의 비자금으로 조성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신 사장은 검찰 조사에서 금품 수수 경위와 건네받은 돈을 그룹 내 다른 고위층이나 정·관계 인사 등에게 전달한 사실에 대해서는 함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일단 신 사장이 납품업체로부터 직·간접적으로 금품을 수수한 사실을 확인한 만큼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신 사장과 임직원을 상대로 비자금의 용처를 집중 수사할 계획이다.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