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말 박근혜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한·미 정상회담 준비를 위해 김규현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이 미국을 방문했다. 김 차장은 9일 오후 워싱턴에 도착, 3박 4일간 백악관·국무부 고위관계자들을 두루 만나 한·미 간 현안을 조율할 예정이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10일 기자들과 만나 “김 차장이 오는 12일까지 미국 워싱턴DC에서 오바마 행정부 주요 인사와 학계 인사들을 면담할 예정”이라며 “한·미 양국의 전략적 소통 강화, 포괄적 전략동맹에 대한 여러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협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차장은 이날 첫 일정으로 미국 측 카운터파트인 토니 블링큰 백악관 국가안보 담당 부보좌관 등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김장수 국가안보실장이 수전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대화채널을 가졌던 것의 연장에서 김 차장도 취임 후 처음으로 미국 측 파트너와 만남을 갖게 된 것이다.

그러나 김 차장이 외교부 차관 출신의 ‘미국통’이라는 점, 국가안보실에서의 위상 등을 감안할 때 이번 그의 방미는 오바마 대통령 방한과 관련한 한·미 간의 실질적인 조율의 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청와대도 “(김 차장이) 어떤 직책이고 어떤 일을 하는지를 감안하면 카운터파트를 만나서 얘기할 게 많을 것”이라며 “오바마 대통령 방한도 (예정돼) 있으니 자명하게 논의될 얘기가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일본, 한국, 말레이시아, 필리핀 순으로 이어지는 오바마 대통령의 ‘아시아 투어’가 ‘피벗 투 아시아(Pivot to Asia·아시아로의 외교중심축 이동)’ 전략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우선적으로 북한 핵위협 대응 방안이 주요 의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일 관계 개선도 빠질 수 없는 의제다. 일본의 초등학교 교과서 도발 및 외교청서를 통한 독도 영유권 주장 등으로 한·일 관계가 여전히 냉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미 방위비분담금협정 개정,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연기, 한국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참여 등 양국 간 현안도 빠질 수 없다.

오남석 기자 greente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