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4일 일본 문부과학성의 초등학교 교과서 검정·외교청서를 통한 노골적인 과거사·영토 도발에 대해 “제국주의 침탈의 미망에서 못벗어나고 있다”며 강력히 항의했다. 또 주한 일본 대사를 불러 역사왜곡 중단을 거듭 촉구했다. 외교부는 두 사안과 관련해 각각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내고 “터무니없는 주장이자 일본이 도발 수위를 높인 것”이라며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정부는 이날 2014년도 일본 외교청서에 대한 성명에서는 “일본 정부가 우리 고유의 영토인 독도에 대해 또다시 터무니없는 주장을 반복한 데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면서 “일본 정부는 독도에 대한 억지 주장을 되풀이하는 것이 일본이 제국주의 침탈 역사의 미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며, 한·일관계는 물론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에도 심각한 손상을 초래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인식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이날 오전 발표된 일본 초등학교 교과서 검정 결과에 대해서도 대변인 성명을 통해 “한국 정부는 일본 정부가 지난 1월 28일 중·고교 학습지도요령 해설서 개정에 이어 4일 지난 2010년보다 독도에 대한 도발 수위를 더욱 높인 초등학교 교과서를 검정 통과시킨 것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성명은 그러면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불과 3주 전 국회에서 ‘역대 내각의 역사인식을 계승한다’고 공언하고서도 초등학생들에게까지 제국주의 침탈의 역사를 왜곡·은폐하는 교육을 실시한다면 이는 스스로의 약속을 저버릴 뿐만 아니라, 일본의 미래세대를 국제사회로부터 고립시키는 우를 범하는 것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성명은 이어 “한국 정부는 일본 정부가 교과서 검정제도를 빙자해 독도에 대한 도발을 계속한다면 한·일관계 개선의 길은 멀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을 분명히 경고한다”고 강조했다. 외교부는 이와 함께 벳쇼 고로(別所浩郞) 주한 일본 대사를 불러 강력한 항의의 뜻을 전달한다.

교육부는 이날 즉각 시정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내놓았다. 일본의 독도 도발에 맞서 독도 교육을 대폭 강화하는 내용의 독도 교육 추진 방안을 함께 발표했다.(문화일보 1월 29일자 3면 참조) 교육부는 이날 김문희 대변인 명의로 발표한 성명서에서 “자라나는 세대에게 거짓 주장을 가르치고, 침략의 역사를 정당화하는 것은 동북아 지역의 평화를 위태롭게 할 수 있는 매우 비교육적인 행위”라고 이를 강력하게 규탄했다. 교육부는 이와 함께 개정된 독도 교육 내용 체계에 따라 오는 6월까지 초등·고등학교 용으로는 ‘독도 바로 알기’, 중학교 용으로는 ‘영원한 우리땅 독도’라는 독도 학습 교재를 개발해 전국의 초등학교 6학년, 중학교 3학년, 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에게 모두 200만 부를 보급하기로 하는 등 독도 교육을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박세영·한강우 기자 g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