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오는 23∼25일 2박3일 일정으로 일본을 국빈방문한 뒤 25∼26일 1박2일간 한국을 방문할 것으로 3일 전해졌다. 오바마 대통령이 두 나라 모두 1박2일씩 방문할 것이라던 예상이 빗나간 데다 그나마도 한국 일정은 주말인 금·토요일에 걸치게 됐다는 점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당초 예정에 없던 오바마 대통령의 4월 ‘아시아 투어’를 유치함으로써 일본과의 외교 경쟁에서 ‘엎어치기’에 성공했던 한국이 이번에는 일본의 ‘미국 올인 외교’에 ‘되치기’를 당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정부 당국자와 외교 소식통 등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오는 25일 1박2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며, 한·미 외교당국은 구체적인 일정 조율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오바마 대통령은 23일부터 2박3일 일정으로 일본을 국빈방문하기로 했다.

6일간의 ‘아시아 투어’ 기간 중 말레이시아와 필리핀도 방문해야 하는 오바마 대통령의 방일 일정이 당초 1박2일에서 2박3일로 늘어남에 따라 방한 일정이 축소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25일 오후 한국에 도착, 26일 오전 말레이시아로 떠남으로써 한국 체류시간이 채 24시간이 안 될 것이란 가능성도 제기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방한 기간 중 박근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는 한편 한국의 교육·문화 관련 이벤트와 주한미군 행사에 참석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지난 2012년 방한 당시 한국외대에서 연설했던 것과 같은 공개 연설 일정은 기획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바마 대통령의 한·일 ‘불균형 방문’이 한국에 대한 미국의 불만을 반영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한국이 미국 주도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참여 의사를 뒤늦게 밝혔을 뿐 아니라 미사일방어(MD)체계 참여 여부 등에서도 이견을 보이고 있는 점 등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얘기다.

오남석·방승배 기자 greente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