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27일 서울 노원구 인덕대 은봉관에서 열린 ‘달란트 투자마트’ 사업설명회에서 한 참가자가 자이로스코프 기술을 사용해 넘어지지 않도록 개발한 전기 자전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동훈 기자 dhk@munhwa.com

손에 쏙 들어오는 작은 원형 물체에서 나온 반짝거리는 빛을 벽면에 비추자 영화의 한 장면이 나타났다. 이 제품의 사업 전망을 설명하는 인덕대 창업사관학교 기업 ‘넥소’의 박동일(50) 대표의 눈빛도 반짝거렸다. 영화, 강의 등 다양한 영상콘텐츠를 담아 어디서나 빔을 쏴 영상을 볼 수 있는 이 초소형 모바일 스마트빔 프로젝터 제품은 27일 서울 노원구 인덕대 은봉관에서 열린 ‘달란트 투자마트’ 사업설명회에서 첫선을 보였다. IT(정보기술) 업계에 종사하다 환갑 전에 세계적인 사업가가 되겠다는 꿈을 갖고 이 사업을 시작하게 된 박 대표는 현재 인덕대 창업사관학교에서 다양한 지원을 받고 있다.

박 대표는 “기술에 대한 자신이 있었지만, 구체적인 사업 방법과 투자 유치 방법을 몰라 막막했다”면서 “그러다 창업사관학교에서 마케팅·재무·리더십 등 창업에 관한 모든 것을 배웠고, 공과대학의 연구생들과 교류하며 기술적인 부분도 더 발전시킬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박 대표처럼 기발한 기술과 아이디어는 있지만, 자본과 사업 노하우가 부족한 ‘초보 사업가’들이 투자를 받을 수 있도록 인덕대 창업지원단과 AVA엔젤클럽이 공동으로 주최한 이날 사업설명회에서는 다양한 사업들이 큰 관심을 받았다.

고등학교 때 우연히 음료수 용기 디자인을 와인잔 모양으로 바꾸고 싶다는 상상을 하다 100만 원의 자본금을 갖고 사업을 시작한 20대 청년 사업가의 음료 용기, 새들이 공항 활주로에 들어오지 못하게 막는 초음파 기술, 화재 시에도 유독가스가 발생하지 않도록 우주선에 쓰이는 내열·내화 코팅제로 만든 친환경 단열 보드 등이 큰 관심을 끌었다.

투자자들은 질문을 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초보 사업자들을 위해 다양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한 투자자는 초음파 기술 기업에 “기술이 좋으니 우선 국내 공기업에 납품을 해 품질을 인정받고 공기업의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에 참여해 개발도상국을 도우면서 세계 시장에 진출하는 방법을 시도해 보라”고 조언했다.

인덕대는 앞으로 이 사업설명회를 1년에 4회 이상 개최해 초보 사업가들이 더 많은 투자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김종부 인덕대 창업지원단장은 “우리 대학은 ‘최고경영자(CEO)가 되려면 인덕으로 오라’는 슬로건을 내건 만큼 인재 발굴부터 창업 교육과 투자에 이르기까지 창업에 특화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유현진 기자 cworang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