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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업계는 정부 규제의 영향은 즉각 받고 있지만 정부 지원에 대한 체감도는 거의 느끼지 못하고 있습니다. 제약산업 육성을 위해 정부가 정책기조를 바꿀 필요가 있습니다.”

이경호 한국제약협회 회장은 25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며 제약산업을 바라보는 정부의 발상을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제약산업은 국민의 건강과 직결되는 산업이다보니 제품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담보하기 위해 정부가 규제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도 “정부가 지나치게 약가를 규제하다보니 제약사들의 자유로운 경영활동마저 규제를 받고 있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보건복지부 차관 출신으로, 제약업계를 규제하는 입장에 있었던 그에게 현행 약가 규제에 대해 한마디로 설명해 달라고 하자 이 같은 대답이 돌아왔다.

“정부의 건강보험 재정을 절감해야 된다는 강박관념 속에 있다보니 약가제도가 너무 자주 변합니다. 하나의 약을 개발하기 위해 연구하고 임상시험하고 허가를 받아 출시하기까지 최소 10년의 기간이 걸립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약가제도는 면밀한 검토 속에 나온 것이 아니라 재정 절감 필요에 따라 누더기처럼 덧붙여져 그런 규제들이 중첩적으로 쌓여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는 이어 제약업계를 옥죄는 몇 가지 규제에 대해 추가로 언급했다. 신약을 개발한 제약회사들의 신속한 제품 시판을 위해 건강보험 등재기간을 단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다른 상품은 제품허가만 받으면 기업이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대로 유통을 할 수 있지만, 의약품만은 복지부 허가를 받아도 건강보험에 등재를 하는 데만 1년여가 걸린다”며 “건강보험 등재기간을 줄이는 것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노기섭 기자 mac4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