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조 한류 드라마인 ‘대장금’의 시즌2 제작으로 중국 내 한류 바람이 다시 거세게 불 전망이다. 지난 2003년 방송된 대장금은 조선시대 유일하게 여성으로서 임금 주치의가 됐던 실존인물 장금의 일대기를 그린 드라마. 이영애와 지진희가 주연을 맡은 이 작품은 방송 당시 평균시청률 41.6%(시청률 조사회사 TNmS 기준)를 기록하며 큰 화제를 모았다. 특히 중화권과 일본을 비롯, 유럽과 중동 등 총 60개국 이상의 나라에 수출돼 120억 원의 수익을 올려 ‘원조 한류 드라마’로 꼽히고 있다.

전문가들은 감각적이고 현대적으로 변한 현재의 중국 트렌드에 맞게 새로운 드라마로 탈바꿈한다면 ‘원조 한류 드라마’의 명성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영애라는 스타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히 살아있고 최근 전지현, 김수현 주연의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별그대)와 ‘상속자들’ 등으로 제2의 한류 붐이 거세게 일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대장금2’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10년 전과 변한 현재의 중국 트렌드를 반영해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욱연(중국문화학) 서강대 교수는 “10년 전 대장금이 중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모은 데는 대장금이 갖고 있는 문화 코드가 통한 게 크게 작용했다”며 “하지만 지금은 그런 문화 코드가 사라져 새로운 트렌드에 맞게 제작해야 좀 더 큰 성공을 거둘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대장금이 중국에서 성공한 데는 중국인들이 드라마를 통해 한국인에 대한 동질감을 느낀 점이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한국 문화에 대해 몰랐다가 대장금을 통해 한국이 중국과 같은 문화권이라는 점을 알게 됐다는 얘기다. 여기에 이영애라는 걸출한 스타에 대한 환상, 드라마가 갖고 있는 성공에 대한 콘셉트가 결합돼 큰 인기를 끌었다.

이 교수는 “당시 대장금에 열광한 사람들은 주로 장년층인 반면, 현재 ‘별그대’에 환호하며 제2의 한류를 이끌고 있는 이들은 20대 전후의 젊은 층”이라며 “타깃을 어느 층에 맞추고 어떻게 포지셔닝하느냐가 성공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드라마평론가인 윤석진 충남대 교수도 “과거의 대장금과 10년이라는 시간차가 생겼다. 중국의 급속한 변화를 고려한다면 10년은 여느 나라의 40∼50년에 해당할 것이다”며 “과거의 대장금을 복제시키지 않고 현재의 트렌드에 맞게 제작해야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도연 기자 kdychi@munhwa.com